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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일리치] 공동체의 돌봄과 상생을 향한 한 걸음 공동체의 돌봄과 상생을 향한 한 걸음글 : 장청(비움) ‘니가 한 게 뭐 있어!’ “그동안 니가 한 게 뭐 있어!” 결혼 후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둔 여성에게 술 취해 들어온 남편이 던진 말이란다. 젊은 날 나도 똑같은 말을 몇 번인가 들었다. 니가 한 게 뭐가 있냐니! 수십 년이 지났지만 나 아닌 가족을 위해 애썼던 그 많은 수고와 노력을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단숨에 무시했던 그 말을 쉽게 잊지 못했다. 어쩌다 그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면 나도 모르게 속에서 뜨거운 덩어리 같은 것들이 울컥 치밀었다. 사실 전업주부 가운데도 “나 아무것도 안 해요” “집에서 놀아요”라며 스스로 위축되는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가. 밥하랴 청소하랴, 그 외 잡다한 집안일과 아이 돌보는 일이 노동 강도에 있어 직장 일보다 .. 2024. 6. 14.
[북-포토로그] 세상에 여덟인 것들 찾아보아요. 세상에 여덟인 것들 찾아보아요   딸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서 명실상부 학부모가 되었다. 저학년 학부모라 하면 무엇보다 학교 과제물을 잘 챙기는 것이 중요 역할이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공립학교임에도 웬만한 대안학교는 저리갈 정도로 '발도로프' 교육을 기치로 하는 곳이라, 일반적인 숙제는 전혀 없다. 입학하고 두 달 정도는 아예 뭔가를 써 가거나 하는 것도 없다가(한글을 기역 니은부터 가르쳐 주셨으므로) 5월에 들어서자 집에서 뭔가 써오는 과제 같은 것이 하나 생겼다. 숫자를 배우면서 '세상에 하나인 것들 세 개 이상 찾아오기', '세상에 둘인 것들 세 개 이상 찾아오기' .... 였는데, '세상에 열인 것들'까지 쓰자 과제도 끝이 났다.^^;; 세상에 넷인 것들까지.. 2024. 6. 13.
[내 인생의 주역 시즌 3] 끝나야 끝난 거다! 끝나야 끝난 거다!  ䷪ 澤天夬(택천쾌) 夬, 揚于王庭, 孚號有厲, 告自邑, 不利卽戎, 利有攸往. 쾌, 양우왕정, 부호유려, 고자읍, 불리즉융, 이유유왕 쾌괘는 왕의 조정에서 드날리는 것이니, 진실한 믿음을 가지고 호령하여 위험이 있음을 알게 한다. 자기 자신에서부터 고하되 군사를 일으키는 것은 이롭지 않으며, 나아갈 바를 두는 것이 이롭다.  初九, 壯于前趾, 往不勝, 爲咎. 초구, 장우전지, 왕불승, 위구 초구, 발이 앞으로 나아감에 강건한 것이니, 나아가서 이기지 못하면 허물이 되리라. 九二, 惕號, 莫夜有戎, 勿恤. 구이, 척호, 모야유융, 물휼 구이, 두려워하며 호령하는 것이니, 늦은 밤에 적군이 있더라도 걱정할 것이 없다. 九三, 壯于頄, 有凶, 獨行遇雨, 君子夬夬, 若濡有慍, 无咎. 구삼, .. 2024. 6. 12.
[돼지 만나러 갑니다] 얼굴들 얼굴들 글_경덕(문탁네트워크) 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2022. 7~).난잡한 공부가 체질이라 여러 세미나와 워크숍을 유랑한다.올해 문탁네트워크에서 주역, 불교, 돌봄을 키워드로 공부한다.비질을 다녀온 후로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의 몸부림, 울부짖음, 가쁜 호흡, 헐떡거림, 충혈된 눈, 절뚝거리는 다리. 그런 몰골로 그들은 도살장으로 들어갔다. 비질이 끝나고 나는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와 말끔해졌다. 그들은 부위별로 해체되어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멀쩡한 몸으로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그들은 햇빛도 들지 않는 축산농장에서 태어나 좁은 철장 속에서 오물, 악취와 함께 자랐을 것이다. 그러다 태어난지 6개월만에 처음으로 바깥 공기를 마셨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 2024. 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