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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포토로그13

[북-포토로그]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밤 9시가 넘어가면 저희 집은 깜깜해집니다. 남편은 첫째 아이와, 그리고 저는 둘째 아이와 자기 위해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거든요. 아이가 어릴 때는 수면의식(잠을 자기 전에 하는 행위)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뭐 여러분들이 상상하시는(?) 특별한 ‘의식’이 있다기보다 방을 좀 어둡게 하고 책을 읽고 뒹굴뒹굴 하는 등 잠이 오는 환경을 잘 만들어주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된답니다. 그렇게 아이를 재우다보면 같이 잠이 들 때도 있고, 겨우 일어나 남은 집안일을 하거나 일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이는 생각보다 빨리 잠들지 않더라고요. 수면의식만 하면 바로 꿈나라로 가느냐? 절대 아닙니다. 잠이 든 것 같아서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어떻게 알고) 엄마를 찾고, 다시 토닥토닥 .. 2024. 7. 23.
[북-포토로그] 나혜석과 김일엽의 자취가 서린 수덕여관 나혜석과 김일엽의 자취가 서린 수덕여관   충남 예산에는 수덕사가 있습니다. 백제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로, 수덕사의 대웅전은 고려시대에 지어진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중 하나라고 하네요.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함께 배흘림기둥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건축물입니다.   그런데 수덕사 일주문 바로 왼쪽에는 특이하게도 여관이 하나 자리잡고 있습니다. ‘수덕여관’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관인데요. 지금은 여관으로 쓰이지 않지만, 예전에는 절에 참배를 온 이들이 실제로 묵었던 곳입니다. 이곳에 묵었던 이들 중에는 이혼 후에 조선 사회의 이중성에 지쳐 친구 김일엽을 찾아온 나혜석도 있었습니다. 걸출한 작가이자 여성운동가였던 김일엽은 이미 출가하여 수덕사에서 수행을 하고 있었는데, 나혜석이 자신도 출가를 하겠다며 .. 2024. 7. 2.
[북-포토로그] 문어발… 드시지 마세요, 만드세요! 문어발… 드시지 마세요, 만드세요!  이런 얘기가 좀 갑작스럽긴 합니다만, 저는 실패를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뭔가 잘 안 되겠다 싶으면 “아이고, 됐다! 무슨 부귀영화를 본다고…” 하면서, 애초에 시작을 아니 하였었지요(이런 저인데 사주에 목 기운이 진짜 하나도 없는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요 +.+). 광장시장 한복 장인을 꿈꾸던 시절도 있었지만(흠흠), 실상 저 같은 성향의 사람으로서는 꿈조차 꿀 수 없는 일이었답니다. 침선이란 재단에서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 것인데, 옷감을 마르는 일에서부터 어긋나면 시작부터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맞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러다 만난 것이 뜨개였습니다. 뜨개를 하면서도 숱하게 망해 왔지만, 그래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분노와 자책과 시간과 체력을 감수하면 틀려도 .. 2024. 6. 28.
[북-포토로그] 살기 좋은 곳은 어떤 곳일까 살기 좋은 곳은 어떤 곳일까 여기,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이사 온 지도 3년째가 되어간다. 그동안 이사를 꽤 많이 다녔는데 2017년 남편과의 동거를 시작으로 이곳에 오기까지 총 4번의 이사를 했기 때문이다. 남산 아래 돈가스 골목 옆에 있던 작은 원룸, 첫 아이를 낳으며 살게 된 수유리 다세대 주택, 돈암동 신축 빌라, 그리고 현재 경기도 남부의 한 아파트다. 아파트에 살면서 느끼는 건 참 편리하다는 거다. 특히 아이를 키우면서 많이 느낀다. 1층에만 나가도(차도를 건너지 않아도, 다른 단지에 원정가지 않아도) 있는 놀이터와 한참 놀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바로 집에 올라올 수 있는 것, 또 집 현관 앞에 유모차를 세워둘 수 있다는 것(유모차 또한 비, 눈을 피해 안전하게 둘 곳이 있고), 쓰.. 2024.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