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노래43 [지금, 이 노래] 힙합의 문법을 넘어: 넉살, 까데호 – 펜을 들어 힙합의 문법을 넘어 : 넉살, 까데호 – 펜을 들어송우현(문탁네트워크) 가을이다. 물씬 높아진 하늘과 색이 바뀐 이파리를 볼 때마다 미소가 지어진다. 괜스레 시적인 표현들로 글을 쓰고 싶어진다. 이런 계절이 오면 생각나는 앨범은 언더그라운드에서부터 입지를 다져 현재는 방송인으로도 활동 중인 넉살과, 잔뼈 굵은 인디밴드 까데호의 합작 앨범인 [당신께]다. 몽환적이면서도 에너지가 느껴지는 까데호의 펑크 사운드 위에 읊조리는 넉살의 깊은 가사가 좋은 앨범이다. 넉살은 모 인터뷰에서 이 앨범에 대해 오랫동안 겪던 슬럼프를 깰 수 있게 해준 앨범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글을 공부했다고 한 적이 있고, 정규 앨범들의 제목들이 모두 유명 문학의 패러디인 것을 보았을 때 문학에 관심이 많은 .. 2026. 10. 23. [지금, 이 노래] 행성적 소리의 향연 _ MONO의 Everlasting Light 행성적 소리의 향연 _ MONO의 Everlasting Light정군(『세미나 책』 저자) “2020년대 들어서 K-뭐시기 열풍이 분다고 하지만, 적어도 음악 분야에서 우리는 일본의 깊이감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말을 나 스스로도 가끔 하기는 하지만, 이건 정말 이상한 문장이다. 지난 세기, 급격한 산업화의 영향 때문인지 우리 ‘K’는 모든 걸 산업적으로 환원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래서 마치 ‘음악’ 같은 예술 분야도 따라가네 마네 하는 식으로 말하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일까? 우리는 정말로 ‘음악’을 완벽하게 ‘산업’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는 이른바 ‘대중음악’뿐이 아니다. 연주자 개개인의 마음가짐이나 태도 등으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사정이 있겠지만, 클래식 음악마저도 콩쿨 스타들을 연.. 2026. 10. 2. [지금 이 노래] 음향의 맛이란 이런 것: 더 위켄드(The Weekend) - How Do I Make You Love Me? 음향의 맛이란 이런 것 : 더 위켄드(The Weekend) - How Do I Make You Love Me?송우현(문탁네트워크) 내가 한때 음악을 했다는 건 나의 지인들이라면 대부분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나는 내가 ‘음악’보다는 ‘음향’을 했다고 생각한다. ‘음악’과 ‘음향’의 차이는 무엇일까? 굳이 말하자면 나는 음악은 좀 더 정서적인 경험에 가깝고, 음향은 ‘소리’ 그 자체를 만지는 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리를 만지는 일 역시 결국 사람들의 정서적 경험을 위한 일이니, 음악이 더 큰 범주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굳이 ‘음향’을 했던 사람이라고 말하는 맥락은 이렇다. 내가 관심 있던 것은 멜로디를 짜거나 코드를 연주하는 ‘음악가의 영역’보다는, 소리를 섞고.. 2026. 9. 18. [지금, 이 노래] 그러니까 우린 이제 못 헤어져 ― 요라텡고(Yo La Tengo)의 "Stockholm Syndrome" 그러니까 우린 이제 못 헤어져 ― 요라텡고(Yo La Tengo)의 "Stockholm Syndrome" 정군(『세미나 책』 저자) 예전 글들에서 몇차례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리스너로서 내 감수성의 본령은 무엇보다, ‘락’이다. 처음 음악을 듣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쭉 그랬다. 다 때려부술 듯 쿵쾅거리는 메탈부터, 쿵작거리는 리듬을 끝도 없이 쏟아내는 로큰롤까지, 나는 처음부터 그 음악이 좋았다. 그런데 정작… 요즘은 그런 음악을 실제로 거의 듣지 않는다. 가끔 운전할 때, 오아시스나 매드체스터 플레이리스트를 ‘그냥’ 트는 정도를 제외하곤 말이다. 요즘은 주로 클래식이나 재즈, 가사가 없는 전자음악, 씨티팝 기타 등등을 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락’은 ‘좋은 것’ 아니, ‘최고의 것’이라는 등식을.. 2026. 9. 4. 이전 1 2 3 4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