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노래12 [지금, 이 노래] '어제여 다시 한번' ― 카펜터스(Carpenters) 'Yesterday once more' '어제여 다시 한번' ― 카펜터스(Carpenters) 'Yesterday once more'정군(문탁네트워크) 주민등록상 50년 생인 나의 어머니가 요즘 아프시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조금 길게 이야기를 하다보면 앞에서 한 이야기를 잊어버리고 다시 묻거나, 어제 있었던 일을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로 착각하신다거나 하는 식이다. 아무래도 경도인지장애, 흔한 말로 치매 초기의 몇몇 징후들이 눈에 띈다. 진료도 받고 검사 날짜까지 받아놓은 어느 비오는 날, 급기야 은행에 다녀오시던 길에 일이 터지고 말았다. 집 앞의 미끄러운 계단 앞에서 넘어지고 만 것이다. 엄마는 그렇게 세번째 척추압박골절 진단을 받았다. 하루 종일 엄마를 돌볼 수 있는 형편이 아닌지라 입원은 당연지사. 가만히 누워서 천장만을.. 2025. 7. 4. [지금, 이 노래] 반대를 반대, 의심을 의심 ‘애매한 래퍼’의 ‘확신’ 반대를 반대, 의심을 의심 ‘애매한 래퍼’의 ‘확신’ - 키츠요지, 송우현(문탁 네트워크) 이번에 추천할 곡은 사실 누구에게나 선뜻 권할 만한 곡은 아니다. 마치 ‘애매한 순대국밥’ 같은 곡이기 때문이다. 진한 ‘힙합 냄새’를 풍겨서 장르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것이고, 장르를 뛰어넘어서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곡이냐 묻는다면 그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내가 이 곡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런 ‘애매함’에 나의 마음이 동했기 때문이다.래퍼 키츠요지는 90년생으로 ‘젊은 래퍼’라고 하기엔 나이가 많다. 그렇다고 ‘베테랑’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애매하다. 2009년쯤부터 활동했다고 알려져 있으니 활동 경력은 긴 편인데, 눈에 띄는 ‘성공’을 이룬 것도, 폭삭 망한 것도 아닌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5. 6. 27. [지금, 이 노래] 시니컬한 낙천성 ― 오아시스의 The Masterplan 시니컬한 낙천성 ― 오아시스의 The Masterplan정군(문탁네트워크) 보통 처음 만난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초반에 꽤나 치열한 탐색이 벌어지곤 한다. 각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평상시에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지 등등. 이른바 그의 취향을 알아내야 이후의 원활한 대화, 즐거운 시간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를 먹을수록 노하우가 쌓여서인가 그럴 일도 잘 안 생기고, 막상 생겨도 적당히 필요한 말만 하고 끝나기도 한다. 어쨌든, 그런 식의 '취향조사'에서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로 '음악'을 이야기하곤 한다. 그 중에서도 '롹!'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만약 상대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밴드가 나와 겹치면, 그날의 대화는 어김없이 잘 풀리게 마련이니까. 게다가 잘만 하면 평생의 친.. 2025. 6. 13. [지금, 이 노래] 라이브 앨범,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법 라이브 앨범,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법 ― 혁오, Sunset Rollercoaster – Young Man (AAA LIVE) 송우현(문탁네트워크) 나는 대체로 ‘라이브 앨범’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직접 라이브 공연을 보러 가는 건 좋아하지만, 음악을 들을 때는 정제된 환경에서 잘 다듬어 낸 소리를 좋아한다. 그럼에도 이 앨범에는 흥미가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 밴드인 혁오의 첫 번째 라이브 앨범이기 때문이다. 혁오는 음원과 라이브 모두 정말 훌륭한 밴드다. 특히나 요즘 공연 문화의 주요 시장이 밴드 음악에서 전자 음악(케이팝, 힙합, EDM 등)으로 옮겨간 뒤로, ‘제대로 된 라이브 무대’를 보기 힘들어졌다. 반주가 아닌 음원을 틀고 공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케이팝 무대는.. 2025. 5. 23.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