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을 나눌레오14 [인류학을 나눌레오] 어쩌다 인류학인 어쩌다 인류학인이기헌(인문공간 세종) 나는 매주 진행된 인문세 글바다팀에서 공부하는 선생님들과 같이 글을 써왔다. 매달 지정된 한 명이 글을 써오면 다른 멤버들은 각자 의견을 내고 토론하고 수정했다. 우리의 목적은 하나의 글을 같이 완성하는 것이었다. 모임 시간이 부족한 경우에는 글을 인쇄해서 첨삭하고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글쓴이에게 보냈다. 4주에서 길게는 8주까지 이어진 그 시간을 보내면 어느새 마감날이 온다. 마감날 글을 보내면서는 좀 더 열심히 쓸 걸 하는 후회와 일단 끝냈다는 시원함이 교차한다. 그래도 글이 공개되는 날에는 보낼 때와 조금 다르게 작은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혼자 썼더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라는 마음에 함께한 학인들에게 감사함도 느낀다. ‘함께’가 좋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2025. 3. 7. [인류학을 나눌레오] 노동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인간 노동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인간최수정(인문공간 세종) 인간과 노동 많은 사람은 생활을 위해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돈 없이는 사회적 삶도 없으며 사실상 생존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노동을 통한 경제적 이익이 삶의 최우선이 되고, 노동으로 얻는 즐거움은 부차적인 것이 된다. 이런 이유로 노동을 하는 많은 사람은 돈이 충분하면 노동을 그만두고 취미 활동이나 하며 살고 싶다고 말한다. 노동이 삶의 자유를 속박하고, 노동하지 않는 일상이 훨씬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나의 노동 활동 경험은 비교적 짧지만 그래도 노동을 떠올리면 우선 고단함이 느껴진다. 노동의 가치라고 하는 자아실현, 타인과의 관계 맺음,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안정감보다 노동으로 인.. 2025. 2. 7. [인류학을 나눌레오] 먹는다, 세상과의 연결 먹는다, 세상과의 연결 진진(인문공간 세종)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먹는다. 먹지 않고는 살아가기가 어렵다. 물을 마셔야 체내에 수분을 공급할 수 있고 음식을 먹어야 에너지를 주입할 수 있다. 이렇게 먹는 일은 내 생명을 유지하고 나를 살게 하기 위한 일이다. 나 또한 먹는 일을 내 입으로, 몸으로 무언가를 넣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먹는다는 행위를 이렇게 생각하며 먹거리를 고르고 음식을 먹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 내 입맛에 맞는 것만을 골라 먹었다. 배가 불러 도저히 못 먹겠다 싶으면 음식을 남겼고, 내 몸에 좋은 것만 골라서 먹으려고 했다. 내 안에 들어와 불쾌하고 탈이 나느니, 버리는 게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였을까. 장바구니 한가득 먹을 것을 사 모으고, 쓰레기통.. 2025. 1. 3. [인류학을 나눌레오] 관찰, 가려진 연결 찾기 관찰, 가려진 연결 찾기 강평(인문공간 세종) 동물원 가는 길, 미술관에서 답사 아침이다. 마음이 바쁘다. 동물원은 어릴 때 소풍 이후 처음이다. 박물관은 그래도 몇 번 가봤다고 조금 익숙해진 편이다. 이번에는 동물이라는 낯선 대상이라, 후기로 뭘 쓸지 막막하다. 게다가 동물원 관람 전 미술관을 가게 되었다. 세미나 지기인 오선민 선생님께서 동물원 가는 길에 우연히 전시 안내문을 보시고 티켓을 사 오셨다. 동물원 볼 시간도 짧은데, 갑자기 미술관? 돌발 상황 발생이다. 그 순간 나에게 미술관은 동물원 가는 길을 막는 장애물이었다. 그런데 나는 동물원 가는 길에 어쩌다 들른 미술관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실용이라는 목적에 갇힌 나의 시선’을 보게 되었다. 미술관에서는 ‘연결’을 주제로 대안적 건축 5.. 2024. 12. 6.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