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탁네트워크111 [현민의 독국유학기] 실패하는 이야기 실패하는 이야기 글_현민친구들과 함께 동천동의 책방 우주소년을 운영했습니다.서점을 운영하며 스쿨미투집 1권과 같은 이름의 공동체 탐구집 2권을 만들었습니다.지금은 독일에 삽니다. 가을이다. 낙엽이 떨어지고, 시간이 지나간다. 이번 여름에는 많은 실패를 했다. 살면서 이렇게나 많이 실패해본 적이 있던가? 처음 타지에서 이민자로 살기를 결심했을 땐 당연히도 많은 실패와 고난을 예상했다. 이 정도로 주저앉으면 안되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실패하는 일은 늘 낯선 감각을 가져다준다. 떠나온 사람에게 ‘다시 돌아가기’라는 결론은 별로 달갑지 못하다. 이번 여름 나는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야 할까 봐 불안했다. 독일에 도착해 1년간 어학연수를 한 후, 나는 책과 관련된 아우스빌둥을 하겠다는 마음이었다. 아우스빌둥이라는 .. 2025. 10. 23. [아스퍼거는 귀여워] 아빠라는 이름의 타인 아빠라는 이름의 타인 모로(문탁 네트워크)일리치 약국과 로이약차에서 일하고 있다.열심히 쌍화탕을 달이고, 약차를 손질한다.어떻게 하면 새로운 것과 만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아스퍼거는 귀여워’ 연재를 시작한 지 일 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분이 글을 읽어주시고 피드백을 보냈다. 분명 기분 좋고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딱 하나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 있었다. “남편은 뭐래?” 남편? 곤란한 질문이다. 언제부턴가 “남편 이야기도 써야 하는 거 아냐?” 라는 의견도 들렸다. 씁… 그래. 이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여태껏 미뤄오던 이야기를 꺼내보려 한다. 분명 감자가 자라나는 데 아빠의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정말 미미하다. 감자 목욕 담당이긴 했지만, 새벽에 12번을 .. 2025. 9. 16. [지금, 이 노래] 3분 남짓의 회복 시간 _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라메르(La mer) 3분 남짓의 회복 시간 _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라메르(La mer) 정군(문탁 네트워크) 최근 한 두달 사이에 여러가지 신변상의 변화들을 겪는 중이다. 방학을 맞았던 세미나와 강의들이 개학을 했고(그래서 바빠졌고), 수두증 진단을 받은 후 넘어져서 척추압박골절까지 당한 엄마는 여전히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있다(그래서 정말 심란하다). 이렇게 상황만 써놓고 보면 정말 아무 틈도 없이 바쁠 것 같지만, 일상이라는 게 그렇지가 않다. 아무리 바쁜 중에도 잠깐 숨돌릴 틈이 없을 수는 없고, 그래서 멍한 사이에 무력감이랄지, 우울감 같은 것에 젖어들게 마련이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잠깐 젖어들었던 그 기분은 말 그대로 잠깐이지만, 다시 돌아오는 데에는 한 두시간이 필요해진다. 음악은 그 시간을 줄여준다... 2025. 9. 5. [토용의 서경리뷰] 우임금이 구현한 상상 속의 천하 우임금이 구현한 상상 속의 천하 토용(문탁 네트워크) 신화와 역사의 경계에서 2019년 가을 한문강독 세미나는 중국 성도로 수학여행을 갔다. 그 때 갔던 곳 중 하나가 도강언이었다. 도강언은 2200여년 전 진(秦) 소왕(昭王) 때 이빙(李氷) 부자가 세운 수리 시설이다. 민강의 범람으로 살기 힘들었던 사천지역은 도강언 덕분에 곡창지대로 바뀌게 된다. 사천은 이로써 토지가 비옥하고 물산이 풍부한 지역을 뜻하는 천부지국(天府之國)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 강 가운데에 있는 물고기 부리 모양 같이 생긴 어취(魚嘴)는 물을 외강(外江)과 내강(內江)으로 나누는 역할을 한다. 보기엔 그렇게 대단하게 보이지 않는데 이거 하나로 물줄기를 바꾸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했다니 새삼 놀라웠다. 마침 당시 『서경書經』을.. 2025. 9. 2. 이전 1 2 3 4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