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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은퇴 이야기5

[나의 은퇴 이야기] 설레는 낯섦의 세계로 설레는 낯섦의 세계로 수니(고전비평공간 규문) 때를 맞이하다나는 2024년 6월 말에 직장에서 퇴직했다. 퇴직 전부터 규문 크크랩에서 그림, 사진, 영화 등 예술 관련 공부를 3년째 하고 있다. 화가 반 고흐의 그림에 대한 작가론이나 파졸리니 감독의 영화 비평을 쓰는 경험들은 어렵기도 하지만 동시에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이 있다. 이런 기쁨이 공부를 이어오게 한 게 아닐까 싶다. 퇴직 전까지는 평일에는 직장에서 일을 하고, 아침과 저녁, 주말 시간에 공부를 해 왔다. 바쁘게 일과 공부를 병행하다보니 어느 순간 ‘정년 퇴직’ 시기가 코 앞에 와 있었다.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정해진 연령인 만 60세가 되면 직장을 떠나야 한다. 손꼽아 보니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반을 보낸 직.. 2025. 4. 14.
[나의 은퇴 이야기] 밟지 않은 땅을 의지하기 밟지 않은 땅을 의지하기 희수(고전비평공간 규문) 1.달라진 출근길 벽돌이 든 것 같은 무거운 가방을 메고 혜화역에 내린다. 중얼중얼 논어의 문장을 암송한다. 자왈, 불환인지부기지 환부지인야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근심할 것이 아니라, 내가 남을 알아보지 못할까 근심해야 한다. 논어, 학이 16장), 자왈,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낙지자 (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옹야 18장) 논어를 읽고 각 챕터마다 자신이 픽한 문장 가운데 선정된 다섯 구절을 암기하는 과제를 수행 중이다. 올해 초부터 사서와 노장을 일요일과 수요일에 공부한다. 혜화역에서 규문까지 가는 길은 춥기도 했고.. 2025. 4. 7.
[나의 은퇴 이야기] 은퇴, 자신으로 돌아오는 길 은퇴, 자신으로 돌아오는 길 남궁진(하심당) 어쩌다 은퇴?  은퇴! 내 삶의 대부분 일이 그러하듯이, 은퇴도 어쩌다 오고 말았다. 그것은 신중하고 오래 생각해오다 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해서 이루어진 게 아니라는 의미에서다. 살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오는 일들이 얼마나 될까. 나에게는 결혼, 출산, 육아도 어쩌다 온 듯했고 취직도 그랬는데 은퇴까지 이럴 줄이야. 아~ 죽음도 이렇게 오겠구나 싶다. 그럼에도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불교의 가르침을 따라가다 보면 어쩌다 일어나는 일들은 정말 어쩌다 생긴 일이 아닐지 모른다. 하늘 아래 모든 일은 중중무진 겹겹이 쌓여서 어느 날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지듯, 인연 조건이 만나지면 발생하는 것이다. 그로부터 만남과 헤어짐, 머묾과 흩어짐이 생기고 .. 2025. 3. 17.
[나의 은퇴 이야기] 나는 은퇴한 적이 없다! 나는 은퇴한 적이 없다!  안상헌(감이당) ‘나의 은퇴이야기’를 주제로 연재를 하려하는데... 선생님도 글을 써 주실 수 있죠? / 어~ 난 은퇴한 적이 없는데... / 바로 그걸 써 주시면 좋겠네요. (중략) / 알겠습니다~ ‘나의 은퇴이야기’라는 주제로 글을 쓰게 된 배경이다. 참고로 나는 67년생으로 현재 59세, 내년이면 환갑이다. 꽤 나이가 들었지만, 아직 만으로 60세, 62세, 65세를 기점으로 은퇴하는 기준에 미치지 않았다. 뿐만아니라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정년을 보장받는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기에 엄밀하게 말하면 ‘은퇴’라는 말은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 고로 이 글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 은퇴자들에게 주제넘은 일이 될 수도 있겠다. 나이도 덜된 사람이, 정년 보장을 받은 적도 없는 주제에.. 2025.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