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쿵푸스, 만나러 갑니다8 [호모쿵푸스, 만나러갑니다]생태: 생태적 삶, 내가 사는 세계를 질문하다 생태: 생태적 삶, 내가 사는 세계를 질문하다 민호는 웃기다. 이게 내가 몇 년간 민호를 스치며 그에 대해 갖게 된 얄팍한 인상이었다. 고등학생 시절 개그동아리를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아, 역시!’하며 남몰래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렇다고 펀치라인을 멋지게 날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태연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주변의 공기를 가볍게 만들어주는 편에 가깝다.인터뷰를 하고 나니 그러한 면모는 동아리보다도 종일 뛰어놀던 산천에서 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냇가에서 개구리를 잡고 산에서 사슴벌레는 잡던 아이였다. 계속해서 그들의 뒤를 쫓기 위해, 그러니까 산천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갔다. 하필 ‘공대’에 간 바람에 그러한 바람은 좌절됐고.. 2024. 10. 25. [호모쿵푸스, 만나러 갑니다] 동양고전을 만나다: 버티는 공부, 변화하는 공부 동양고전을 만나다 : 버티는 공부, 변화하는 공부 문탁네트워크(이하 문탁)의 공부방에는 공부하기 시작하면 만나게 될 수 있는 몇 명의 붙박이 선생님이 계신다. 진달래 선생님도 그중 한 명이다.그의 전공은 동양고전이다. 문탁에 ‘학이당’이라는 원문 강좌 프로그램이 있을 때까지는 동양고전을 공부하는 사람이 많았다. 일종의 대세였달까. 서양철학을 공부하는 선생님들도 스스로를 ‘동양고전 서당개’라고 부를 정도, 당시 문탁에서 막 공부를 시작한 청년인 내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동양고전 공부를 추천해 주실 정도였다.내가 느끼기에 그때와 비교해 보면 지금 동양고전 열풍은 한풀 꺾인 것 같다. 숨을 고르는 중일지도 모른다. 계속 동양고전을 전공할 것 같았던 선생님들이 하나둘 사라져갔다. 물론 동양고전 공부를 완전히 .. 2024. 8. 23. [호모쿵푸스, 만나러 갑니다] 조선왕조실록을 만나다 : 여행보다 더 재밌고 새로운 이야기 조선왕조실록을 만나다 : 여행보다 더 재밌고 새로운 이야기 실록이라는 기록 형태는 동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발견되지만, 그중에서도 조선왕조실록은 몇 가지 특이한 점을 가지고 있다. 기록된 내용과 양이 방대하여 당대의 풍습이나 백성들의 삶을 알 수도 있다는 점, 편찬된 실록을 후대 군주가 보지 못하게 함으로써 신빙성을 확보했다는 점이 그렇다.현재 조선왕조실록은 인터넷에 올라와 있어 누구나 원한다면 바로 읽어볼 수 있다. 그러나 한자 번역본이라 읽기가 까다롭고 양도 방대한 탓에 접근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누가 이걸 읽을까? 싶었는데 사이재에서 공부하고 계시는 정기재 쌤이 10년째 읽고 계신다고 했다. 그는 옛것을 좋아하는 사람, 옛 이야기를 읽는 것이 여행보다 즐거운 사람이다.여행은 공간을 이동하며 지역에.. 2024. 7. 22. [호모쿵푸스, 만나러 갑니다] 별자리를 만나다 : 먼저 사람이 되자 별자리를 만나다 : 먼저 사람이 되자 여기 별자리를 공부하는 전직 수의사가 있다. 별자리와 의학, 얼핏 들었을 때는 거리가 무척 멀어 보인다. 후자를 떠올리면 최첨단 장비와 '과학', '기술'이 생각난다. 어떤 문제가 있든 인간의 힘으로 장악하고 파악해 낼 것만 같다. 반면 전자를 생각하면 초자연이나 영성이 떠오른다. 우주의 운행에 인간의 문제를 맡겨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이재에서 공부하는 소담 쌤은 어떻게 동시에 이 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걸까? 소담 쌤에 따르면 별자리와 의학에는 공통점이 꽤 있다. 우선 외울 게 많다. 소담 쌤은 수학 문제도 달달 외워서 풀어버리는 암기 능력자다. 외우는 걸 즐기는 것 같아 보인다. 둘째로 별자리와 의학은 모두 어떤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체계다. 소담 쌤.. 2024. 6. 2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