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아파서 살았다8 잃어버린 몸을 찾아서 : 평범한 세대의 ‘보디-가드’ 프로젝트 잃어버린 몸을 찾아서 : 평범한 세대의 ‘보디-가드’ 프로젝트 운명은 내 입에 ‘금수저’는 아니어도 ‘글수저’를 물려준 것 같다. 어릴 적부터 20대 초반까지 나는 훌륭한 사람들 속에 파묻히다시피 자랐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자기만의 소신, 대의, 운동, 철학, 공동체를 떳떳하게 실현하는 어른들이었다. 하지만 금수저 출신이 무조건 행복한 게 아닌 것처럼 나도 이 환경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나는 내 안에 내 것이 아닌 말이 너무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말에 먹히기 전에 도망쳤다. 조기교육 실패! (결국 어떤 수저를 물려받든 그것은 내 것이 아니다. 수저가 운명을 먹여주지는 않는다. ㅠㅠ.) 나는 확신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도대체 어떤 근거, 어떤 경험을 가졌기에 저렇게 뚝심 있게.. 2017. 6. 21. 어떻게 해야 '글'을 쓸 수 있는가? 아파야 쓴다- 글쓰기, 간절하게, 한 발짝부터 시작하기 * 어느 학인의 고백 - 글을 쓸 때면 간식을 갈망하게 된다. 그냥 간식은 안 되고 무척 구체적인 간식을 먹고 싶어진다. 예를 들면, 미주유통 동그란 뻥튀기 과자. 여전히 글은 안 써지지만 간식을 먹으며 시간이 흐른다. 그러고 나면 이제 잠이 온다. 한 시간 넘게 까무룩 잠이 든다. 자포자기의 심정이 밀려오다가 살짝 화가 나면서, “그냥 써!”를 속으로 외치면서 분노의 타이핑을 시작한다. 생각했던 개요와 영 먼 글을 써 놓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이런 과정을 3-4번 반복하다가 잠시 글쓰기를 멈춘다. 글쓰기와 상관없는 일들을 한다. 베이킹소다로 화장실 청소하기라든가....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기운을 차려서 다시 글쓰기로 돌아온.. 2017. 3. 3. 정정당당(精精堂堂)하게 사는 법 정정당당(精精堂堂)하게 사는 법 경마에 미친 선배가 있었다. 그의 일상은 모든 것이 경마로 채워졌다. 도서관에서 들려오는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는 말발굽 소리로 들려온다고 했다. 아침수업에 지각을 면하기 위해 머리를 풀어헤치며 달리는 여자들은 갈기를 휘날리며 달리는 경주마들 같다고 했다.(젠장! 선배는 김예슬보다 더 먼저 우리가 경주마였던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인가!) 그의 증상은 날로 심해져갔다. 급기야는 학교를 작파하더니 경마방에 들어앉았다. 그리곤 어느 날, 해장국이나 한 그릇하자며 나를 부른 선배는 말했다. “모든 게 다 경마로 보인다.” 해장국집 앞에 ‘안경마을’이 있었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 이 축복받아 마땅한 구절은 불변의 법칙이다. 정(精)에 대해 쓰려니 나도 선배처럼 되어간다. 이제 그의.. 2016. 11. 16. 나는 왜 아픈가, '몸에 대한 무지'에서 '앎에 대한 열정'으로! 하루 종일 비가 오던 날, 의 오창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저녁을 먹고, 차를 한 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창밖에 내리는 비를 보며 데이트 코스인 삼청동에서 이루어진 만남이다보니 “완전 데이트 코스네요~”라며 함께 웃었습니다. 처음 궁금했던 것은 오창희 선생님이 이 글을 준비하면서 다시 읽었을 예전 일기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오래 전 힘들었던 시절의 글을 시간이 흐른 후 읽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요? 그 시절 일기를 다시 읽었을 때 꼬박 하루를 앓았어요. 잊고 있었던 그때의 통증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거든요. 몸 안 어딘가 저장되어 있다가 일기를 읽으면서 다시 환기된 것 같아요. 최근에는 손목이 많이 아팠는데, 왜 이렇게 아플까 생각해보니 4~5년 전만 해도 늘 아파서 케토톱을.. 2013. 6. 2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