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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호의 읽기-기계4

[민호의 읽기-기계] 무기력이여 잘 있거라 (1화) 무기력이여 잘 있거라 (1화) 뗏목을 엮으며 무기력에 대해 써야겠다는 마음이 왜 지금 불거졌는지는 모르겠다. 뾰족한 동기는 없다. 현재 나 자신이 특별히 위태로운 시기를 지나고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오염수 방류나 기후붕괴, 각종 혐오범죄 등 엉망진창으로 흘러가는 사회·정치 현실 때문이라기에는, 사실 좀 새삼스럽다. 언제라고 한숨 나오는 상황이 그친 적이 있었던가. 그러니까 다른 때가 아니라 바로 지금 무기력을 고민해야만 하는 뚜렷한 동기는 없다. 그런데도 왜인지 자꾸 이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그건 당장의 극복이나 긴급한 방어 본능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알고 싶어서, 알아야만 할 것 같아서다. 그래야 상황이 닥치면 뭐라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나에게든 남에게든 건넬만한 지푸라기라도 쥐고 있어야.. 2023. 9. 26.
[민호의 읽기-기계] 디지털의 물질성을 탐사하기, 디지털 의존성에서 벗어나기 디지털의 물질성을 탐사하기, 디지털 의존성에서 벗어나기 디지털을 실감하기 : 앎의 번개와 회의의 피뢰침 대체 어떤 사물이나 사태나 습관을 문제로 실감하는 일, 나아가 감수성이 달라지게 되는 일은 어떻게 가능할까? 육식이나 흡연을 생각해보자. 그것이 환경과 건강에 해롭다는 이야기를 아무리 들어도 대부분의 경우 고기도 담배도 쉽게 끊지 못한다. 반대로 상식 외에는 별다른 정보가 없는데도, 심지어 주변 사람들이 즐기고 권하는데도 육식과 담배가 불편하고 싫어지는 케이스도 있다. 타고난 체질이나 성향을 논외로 한다면, 이러한 ‘느끼는 방식’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 걸까?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이제는 떼 수 없을 정도로 긴밀해진 디지털 기술과의 관계를 어떻게 인지하고, 질문하고, 바꿔볼 수 있을까가 고민되기.. 2023. 8. 29.
[민호의 읽기-기계] ‘기계’라는 기괴하고도 찬란한 존재론 욕망과 사회1 ‘기계’라는 기괴하고도 찬란한 존재론 1. “그것은 도처에서 기능한다. 때론 멈춤 없이, 때론 단속적으로. 그것은 숨 쉬고, 열 내고, 먹는다. 그것은 똥 싸고 씹한다. (...) 도처에서 그것은 기계들인데, 이 말은 결코 은유가 아니다.”(들뢰즈/과타리, , 민음사, 23쪽) 들뢰즈와 과타리의 기계라는 개념. 그것은 하나의 기계로서 작동하는데, 무엇보다 내 머릿속의 ‘기계’라는 말의 용법을 고장 내면서 작동한다. 기계라고 하면 으레 따라붙는 이미지들이 있다. 첫째, 능력의 표상. 기계는 부침 없이, 실수 없이, 감정 없이, 흔들림 없이 일을 처리해내는 비범함을 의미한다. 최연소 나이로 최다 골 기록을 갈아치운 엘링 홀란드 같은 스트라이커에게 붙이는 ‘득점 기계’. 마이클 잭슨처럼 현란하게.. 2023. 8. 9.
[민호의 읽기-기계] 환경주의를 묻다, 디지털을 묻다 고전비평공간에서 공부하는 청년, 민호샘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이름하여 "민호의 읽기-기계"인데요, "더이상 유예할 수 없는 생태적 문제들과 테크놀로지의 빛과 그림자를 탐구"(고전비평공간 규문의 생기 세미나 소개글 참고)하는 코너입니다. 우리는 텀블러를 쓰고 에코백을 들고다니는 행위로 생태적 문제들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고 있지 않나요? 또 생태적 문제들과 테크놀로지 곧 기술은 어떻게 연관되는 것일까요? 자자, 민호샘을 따라 찬찬히 생각해봅시다. [민호의 읽기-기계],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환경주의를 묻다, 디지털을 묻다 414기후정의파업 현장답사를 가다 지난 주 금요일 ‘414기후정의파업’에 다녀왔다. 잠깐, 왜 ‘기후정의’인가? 이 용어는 기후변화와 생태파괴를 ‘환경’ 혹은 ‘생태.. 2023.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