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삶과 천의 고원] 루쉰과 여행, 그리고 ‘전쟁기계’
루쉰과 여행, 그리고 ‘전쟁기계’ 그렇다. 신체의 해부보다 중요한 건 정신의 해부다. 중국인은 지금 정신의 고질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런 중국인에게 시급한 것은 이 비참과 비겁에 대한 자각이다. 혁명은 다수를 만족시키는 공리(公利)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통절한 자각에서 비롯된다는 것. 그 자각을 촉구할 수 있는 무기는 ‘글’ 밖에 없다는 것. (채운, 「구경꾼으로 머물 것인가, 혁명적으로 살 것인가」, 『루쉰, 길 없는 대지』, 2017, 북드라망, 68쪽) 20세기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루쉰은 일본 센다이에서 의학 생활을 하던 중 ‘환등기 사건’을 겪게 된다. 환등기 안에서는 중국인 한 명이 러시아의 정탐 노릇을 하다가 일본군에게 총살을 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중국인을 빙 둘러서 구경..
2020.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