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드라망의 새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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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노래] 힙합의 문법을 넘어: 넉살, 까데호 – 펜을 들어
힙합의 문법을 넘어 : 넉살, 까데호 – 펜을 들어송우현(문탁네트워크) 가을이다. 물씬 높아진 하늘과 색이 바뀐 이파리를 볼 때마다 미소가 지어진다. 괜스레 시적인 표현들로 글을 쓰고 싶어진다. 이런 계절이 오면 생각나는 앨범은 언더그라운드에서부터 입지를 다져 현재는 방송인으로도 활동 중인 넉살과, 잔뼈 굵은 인디밴드 까데호의 합작 앨범인 [당신께]다. 몽환적이면서도 에너지가 느껴지는 까데호의 펑크 사운드 위에 읊조리는 넉살의 깊은 가사가 좋은 앨범이다. 넉살은 모 인터뷰에서 이 앨범에 대해 오랫동안 겪던 슬럼프를 깰 수 있게 해준 앨범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글을 공부했다고 한 적이 있고, 정규 앨범들의 제목들이 모두 유명 문학의 패러디인 것을 보았을 때 문학에 관심이 많은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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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문장] 욕망으로부터의 해방인 절제는, 절식에서 시작된다!
욕망으로부터의 해방인 절제는, 절식에서 시작된다! “절제는 모든 덕행의 첫 단계이다. 절제는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점차 습득되는 것이다. 절제는 욕망으로부터의 해방이며 욕망을 분별에 복종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너무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그것과 싸워 승리하기 위해서 사람은 근본적인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근본적인 것에서 다른 것들, 더 복잡한 것들이 생겨난다. 그러므로 근본적인 곳에서 생겨난 복잡한 것에서 출발해서는 안 된다. 욕망은 두 종류로 나뉜다. 몸단장, 각종 오락 및 잡담, 호기심 같은 복잡한 욕망이 있고, 과식, 게으름, 정욕 같은 근본적인 욕망이 있다. 욕망과의 싸움은 마지막부터 시작하면 안 된다. 즉 복잡한 욕망과의 싸움부터 시작해서는 안 된다.(.......
2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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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포토로그] 자전거 타기와 시 외우기
자전거 타기와 시 외우기#두 발 자전거 도전!얼마전부터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의 두 발 자전거 타기 맹연습이 시작되었습니다. 운동 신경이 둔한 아이라 친구가 두 발 자전거를 탄다는 소식에 급히 따라 해보았는데요, ‘두 발 자전거 타는 것이 이렇게 어려웠던 것인가!’를 체감하며 아이 아빠와 저 모두 따라 붙어서 도와주었습니다. 아이는 4발 자전거도 타지 않았던 터라 자전거 타는 것 자체가 어려웠는지 10분 정도만 타도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아이를 어르고 달래서 일주일에 서너번은 나가서 연습했답니다. 주말에는 조금 더 했고요. 아이 친구는 (자전거 타기가 그다지 좋지 않은) 집 앞 놀이터를 왔다 갔다 하더니 3일 만에 탔다고 하던데, 저희 아이는 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시간이 좀 더 걸리나보다 하..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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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방심(求放心)] 바카레(vacare), 지혜를 기다리는 시간
바카레(vacare), 지혜를 기다리는 시간 혜원(고전비평공간 규문)1. ‘휴가’라는 이름의 예속 작년 여름 방학, 더워 죽겠는 서울을 벗어나 바닷가에서 느긋하게 있고 싶어서 여수로 향했다. 하지만 ‘느긋하게’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휴가를 허투루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 싹트자 숙소를 예약하고, 투어버스를 알아보고, 꼭 가봐야 할 맛집을 지도에 표시하며 갑자기 여행 준비를 했다. 평소 ‘파워 P’라는 소리를 듣는 내가 짠 것 치고는 제법 알찬 일정이었다. 그런데 돌아오고 나서는 사흘 정도 멍한 시간을 보냈다. 쉬려고 떠난 여행이었는데, 이상하게 피곤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어디를 다녀왔는지 기억조차 희미해졌다. 쉬었다 왔는데 나는 왜 더 피곤해졌을까? 휴가에서 돌아온 이들의 반복되는 질문이다. 모든..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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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의 아무 이야기] 38년 만의 상봉
38년 만의 상봉 1988년 12월 23/24일 밤 10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하고 계신가요? 물론 저도 기억 못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저는 제가 그날 무엇을 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날짜를 보고 추측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저는 드라마 그러니까 KBS에서 방영되는 성탄 특집극을 보고 있었습니다. 제목은 . 사실 저는 이 특집극의 제목도 기억하지 못했고, 주연 배우도 ‘윤승원 님(최진실 님과의 CF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로 유명하신 분이라고 하면 우리 북드 독자님들은 아마 다들 아… 아시겠지요?)이었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아니었고, 그저 생각나는 건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를 다룬 사극이었다는 것, 주인공이 도자기를 빚는 사람이었고, 마리아상을 직접 만들어..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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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의 온도 - 듣기의 윤리] "정의로운 응답하기"_정의에 대하여 / 부정의에 대한 비판적 성찰
[목차의 온도 / 듣기의 윤리]"정의로운 응답하기"_정의에 대하여 / 부정의에 대한 비판적 성찰 문체는, 당연한 말이지만 쓰는 이를 많이 닮아 있습니다. 특히 글을 자주 쓰는 분들의 글에는 그 분의 성격과 지향과 마음이 묻어납니다. 편집자인 저는 그 마음을 그 냄새를 잘 느낍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체 가운데 김애령 선생님의 글이 있습니다. 철학자인 김애령 선생님의 글은 부드럽지만 예리하고, 분명하지만 단정하지 않고, 개념어로 쓰여진 철학책이지만 구체적 삶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저는 사람에 대한 사려 깊은 배려 속에서도 사유에서 한 치의 두루뭉술도 허락하지 않는 철학자의 날카로움이 빛나는 애령 선생님의 글을 참 좋아합니다. 애령 선생님의 이런 면모가 잘 드러난 책 가운데 『듣기의 윤리』가 있습..
2026.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