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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민의 진료실인문학13

[이여민의 진료실 인문학] 심장이 두근대요! 심장이 두근대요! L은 몇 년째 인문학 공부를 같이하고 있는 50대 중년 남성이다. L은 몇 년 전 건강 검진에서 고지혈증과 고혈압 진단을 받았지만, 약을 먹지 않았다. 평소 108배와 명상, 등산을 통해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L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뻐근한 증상이 나타나 나를 찾아왔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낀 나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바로 가기를 권했다. 다행히 L은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있는 것을 늦기 전에 발견해 큰 사고를 막았다. 혈관 수술 후 L은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었다. 또 다른 경우! 최근 완경이 된 친구가 차를 타고 터널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가슴이 두근대고 답답해서 차에서 내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녀는 최근 건강 검진에서 심혈관에는 이.. 2024. 7. 1.
[이여민의 진료실 인문학] 좋은 잠, 만병통치약! 좋은 잠, 만병통치약!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고 가끔 암벽도 등반하는 친구가 있다. 그는 고지혈증약을 먹고 있는 중년이다. 어느 날 너무너무 피곤하다면서 간장약을 먹어야 하는지 하고 문의했다. 그래서 나는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는지 물었다. 현역에서 은퇴한 그의 일상을 듣고 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아침 11시쯤 일어나서 간단하게 밥을 먹고 운동한다고 했다. 그 후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친한 후배 가게에서 잠깐 일한 뒤 집에 돌아와서 유튜브를 보며 새벽 서너 시에 잠이 든다고 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고 건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 친구가 잠을 이렇게 홀대하다니! 나는 의사로서 너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수면 때문에 피곤할 수 있으니 먼저 잠 패턴을 바꿔보라고 충고했다. 그는 수면이 7시간 정도.. 2024. 6. 3.
[이여민의 진료실 인문학]감기와 독감, 다르게 겪기! 감기와 독감, 다르게 겪기!  명상 수련을 가게 되어 불가피하게 2주 정도 병원을 비워야 했다. 휴진을 알리려고 병원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나는 깜짝 놀랐다. 내원했던 환자 한 분이 게시판에 장문의 글을 올리셨다. 내용은 이렇다. 환자 본인은 오한이 나고 무지무지 아픈데 의사는 흔한 감기 증상이라며 일반적인 감기 처방을 내렸다. 그런데 처방받은 약을 먹고 하루가 지나도록 증세가 차도가 없었다고 한다. 미심쩍어 다음 날 다른 병원에 가서 진료받았더니 A형 독감으로 진단받았다는 것이다. 환자분은 아주 불쾌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셨다. 나는 감기 대증치료를 했는데, 환자는 독감이었다는 말이다. 감기와 독감은 초기 증상이 아주 비슷하다. 기침과 콧물, 그리고 열이 난다. 그런데 문진과 기본 진찰로 아는 감.. 2024. 5. 23.
[이여민의 진료실 인문학] 소화, 마음과 연결되다 소화, 마음과 연결되다 54세 여자분이 진료실에 들어왔다. “며칠 전 저녁 먹고 나서 옥수수를 두 개 더 맛있게 먹었는데 그 이후에 명치가 갑갑해 왔어요. 소화가 안 되고 가슴도 답답하고 불안한데 제가 큰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요?”라고 했다. 10개월 전에 위내시경을 했고 작은 용종이 하나 있는 것 외에는 모두 정상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되물었다. “소화가 안 되고 나서 운동은 했어요?” 그랬더니 손가락을 다쳐서 운동을 안 했다고 답한다. 웃음이 터졌다. 다리는 멀쩡한데 뭔 말이냐고 놀렸다. 그녀는 소화가 금방 되지 않고 조금만 체해도 불안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소화가 뭐길래 이렇게 심리상태에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먹고 싸는 일, 아주 중요해! 소화는 먹은 음식을 몸에 적당히 잘 쓰이.. 2024.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