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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의 브라마차르야] 결혼만 3천 번? - 수많은 아프로디테를 만나다 브라마차르야 vs. 아프로디테결혼만 3천 번? - 수많은 아프로디테를 만나다박 소 연(남산강학원)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음식, 술, 여자와 춤─ 는 그의 건강하고 왕성한 몸에서 사라지거나 둔화되는 날이 없었다.”(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이윤기 옮김, 열린책들, 181쪽) 가진 것이라곤 달랑 산투르 하나. 말년에 ‘오라지게’ 추워 결혼하기 전까진 늘 길 위에서 살았다. 혁명이다, 전쟁이다 해서 혼란스러웠던 그리스에서 형형한 마음과 우렁찬 신체로 자유를 구현했던 조르바! 그의 자유는 ‘음식, 술, 여자와 춤’이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떠나지 않았다. 아니, 떠나지 않은 게 아니라 그것들이 늘 생생했기에 자유로웠다. 놀랍다. 인간의 욕망 그대로가 자유의 표현일 수 있다니. 사람이 .. 2025. 10. 22.
[아스퍼거는 귀여워] 아빠와 아들, 둘 만의 방콕 여행기 아빠와 아들, 둘 만의 방콕 여행기 글_모로일리치 약국과 로이약차에서 일하고 있다.열심히 쌍화탕을 달이고, 약차를 손질한다.어떻게 하면 새로운 것과 만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해외에서 감자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지? 미아방지 목걸이라도 해야 하나?” 말이야 방구야. 초등학교 6학년에 키 172cm인 아이를 잃어버릴 걱정을 하다니. 아무리 장애가 있다 한들, 아이가 자란 걸 전혀 인지하지 못한 남편의 말에 웃음이 났다. 물론 내가 없어서 불안한 마음은 알겠지만… 그건 좀 심하지 않니? 남편은 여행을 좋아한다. 물론 나도 좋아하는 편이지만 남편만큼은 아니다. 우리는 결혼 후 코로나 시절을 제외하고는 일 년에 한두 번씩 해외여행을, 수시로 국내여행을 다녔다. 여행을 가게 되면 지겨운 집안일에서 벗어나.. 2025. 10. 21.
[북-포토로그] 정읍 여행 정말 오-랜만에 KTX를 타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것도 생소한 전라도 정읍으로 말이지요! 감이당 화요 대중지성에서 동학농민운동을 배우고 현장 답사를 간 것이었죠. 용산역에서 정읍역까지 1시간 35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역사책에서 머리를 위로 질끈 묶은 전봉준의 사진만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는 “사리에 밝고 문장을 잘 다루”(『평등과 자주를 외친 동학농민운동』, 이이화 저, 사파리, 88쪽)었다고 합니다. 그저 한 명의 장수(?)인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글을 잘 짓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약간은 놀랐답니다. 아무래도 힘만으로는 여러 사람들을 이끌 수 없었겠지요, 문과 무의 조합(!)이 많은 농민들이 전봉준을 따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정읍에는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이 .. 2025. 10. 20.
[청년 사기를 만나다] 〈공자세가(孔子世家)〉, 무너진 시대에서 펼쳐낸 인간의 길[道] 〈공자세가(孔子世家)〉, 무너진 시대에서 펼쳐낸 인간의 길[道]규창(고전비평공간 규문) 1.사마천을 통해 다시 본 공자 《논어(論語)》는 공자의 제자들이 기록한 공자의 가르침 모음집이다. 여기에다 그 가르침을 소화하고자 했던 제자들의 좌충우돌이 함께 담겨 있다. 따라서 《논어》를 읽는 재미는 공자의 위대한 가르침을 이해하는 데에만 있지 않다. 《논어》를 읽으면 읽을수록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나누는 공부하는 일상이 눈에 들어온다. 가르침의 내용도 그렇지만, 공자와 제자들 사이의 케미도 매우 인상적이다. 그들의 배움은 미리 정해진 것을 답습하는 활동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고민하고, 함께하는 이들과 나누는 과정이 곧 그들의 배움의 내용이자 배움이 펼쳐지는 장(場)이었다. 그러나 공부하는 삶과 별개로, 공자에.. 2025.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