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661 [마산에서 온 편지]그 마을의 옛집 그 마을의 옛집 강가에나무(마산토박이) 그 마을 아래에 우리 집이 있었다. 일곱 살 때 6.25 전쟁이 나자 서울을 떠나 원주 외가에서 피난 생활을 하던 아버지가 가족들과 함께 마산으로 내려온 것이 1953년 봄. 그때부터 아버지가 예순여섯 해, 여기서 나고 자란 나는 마흔 해를 이 집에서 살았다. 지금은 산책길로 조성된 마을 초입의 기찻길을 지나면 그때부터 차츰 가파른 길이 나타나는데, 꼬부랑 벽화마을로 오르는 오르막길의 허리춤쯤에 우리 집이 있었다. 사람들은 우리 집 대문 앞에서 양손 가득 든 짐을 잠시 부려놓거나, 눈짓으로 남은 길을 가늠해 보기도 했다. 이 집에서의 처음 시작은 일곱 식구였다. 피난 길에 넷째 딸을 잃고, 원주에서 다시 아들을 얻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증조할머니를 모시고 자식 넷.. 2026. 3. 9. [지금, 이 노래] 자괴감의 파도를 이기는 리듬 충전 ― Joe Pass의 The Song Is You 자괴감의 파도를 이기는 리듬 충전 ― Joe Pass의 The Song Is You 정승연 (『세미나 책』 저자) 극소수의 친구들의 제외하면 만나는 사람들의 대부분을 강의나 세미나를 통해 만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종종 받는 질문이 있는데 ‘글이 안 써질 때는 어떻게 하나요?’, ‘책이 안 읽힐 때는 뭘 하나요?’ 같은 질문이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실제로 그와 같은 상황에서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이기도 하지만 3분의1쯤은 ‘진짜 글쓰는 거 너무 힘들어’, ‘읽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죽겠어’ 같은 감정을 토로 하는 것이다. 나라고, 아니 누구라도 시간 내에 써야할 글을 써내야 하고, 읽어야할 글을 읽어내는 것은 힘들다. 진짜로. 하루 종일 초조하기도 하고 잘.. 2026. 3. 6. [MZ세대를 위한 사주명리] 목(木) : 나무는 숲이 되어 서로를 살린다 (2) 목(木) : 나무는 숲이 되어 서로를 살린다 (2) 박 보 경(남산강학원) 광장에 울려 퍼진 MZ의 목소리 : “나는 분노한다!” 억눌린 기운은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언젠가 터진다. 생명은 억눌린 채로 존재할 수 없다. 무기력으로 가득했던 한국 땅에 새로운 청년이 등장했다. 이들은 ‘분노’한다. 목 기운은 인간이 표현하는 여러 가지 감정(七情) 중 ‘분노’를 담당하고 있다. 위로 솟아오르는 목의 기운과 위로 확 솟구치는 분노의 감정은 같은 방향으로 운동한다. 나도 좁은 4평 원룸에 쓰레기를 한켠에 몰아두고 새우잠을 잤던 시절이 있다. (…) 내가 불행했기에 비슷하게 불행해 보이는 존재들로(내 오만함에 불편할 분들께 양해를 구한다) 시선이 옮겨갔다. 소, 돼지, 닭 등의 비인간동물과 장애인, 이주노동자.. 2026. 3. 5. [토용의 서경리뷰] 주공, 왕인가 신하인가 주공, 왕인가 신하인가 토용(문탁 네트워크) 주공의 등장 꽤 오래전 ‘성균관스캔들’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한복 입고 찍은 청춘로맨스물이었는데, 그 드라마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따로 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금등지사金縢之詞’를 찾으러 돌아다녔는데, 그게 뭔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기 때문이다. 금등지사는 영조가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해서 남긴 글로 사도세자를 그리워하며 후회하는 내용이라고 알려져 있다. 당시 영조가 바로 공개하지 않고 후세에 남길 것을 명하면서 사도세자의 신위를 모신 사당에 보관하게 했다고 한다. 정조는 이 문서를 공개하면서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고 복권을 했다. 이런 사연이 있어서인지 정조와 관련된 책, 영화, 드라마에서는 픽션까지 더해져 금등지사가 자주 다뤄지고 있다. 금등지사는 억.. 2026. 3. 4. 이전 1 2 3 4 ··· 9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