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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사기를 만나다] 역사를 공부한다, 고로 살아간다 역사를 공부한다, 고로 살아간다 규창(고전비평공간 규문) 1.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에 관하여 교과서를 비롯해 정리된 역사에 익숙한 나에게 ‘역사를 쓴다’는 생각은 아주 낯설다. 그동안 내가 본 역사들은 친절했다. 언제 무슨 일이 있었고, 그것의 발단은 무엇이었고, 또 어떤 사건들의 연쇄 속에서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지 등등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읽는 게 지루할지언정 머리 아프지는 않다. 역사 공부는 끈질기게 정리된 것들을 꼼꼼하게 외우면 되는 일이었다. 아마 교과서 역사에 익숙한 대부분의 사람들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역사란 ‘써야 할 것’이라기보다 ‘읽어야 할 것’이고, 읽어야 할 역사는 곧 암기해야 할 정보다. 신라는 당나라와 연합을 맺어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켰고, 이순신은 노량해전에서.. 2025. 7. 11.
[한문이 예술] 돌아오는 시간과 반복되는 공간 속에서 돌아오는 시간과 반복되는 공간 속에서 동은(문탁 네트워크) 1. 봄은 왜 다시 돌아올까?라는 당연한 질문 코 끝이 빨개질 정도로 추운 어느 날, 목련나무 가지 끝에 도톰하게 올라온 꽃눈을 보고 곧 봄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계절을 지날 때면 어떤 방식으로든 다음 계절이 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봄에는 습한 쥐똥나무 꽃내가, 여름에는 더위를 식히는 바람이, 가을에는 발에 채이는 낙엽이... 그리고 다시 땅에서 솟아나는 새싹으로 봄을 알아챈다. 바싹 마른 가지 끝의 꽃눈을 보고 감탄에 가까운 질문이 떠올랐다. ‘어떻게 겨울이 지나 봄이 올 수 있는 걸까?’ 그동안 겨울에는 날이 따뜻해지기를, 여름에는 시원해지기를 기다려보기만 했지, 이 당연한 사실에 대해 의문을 가질 일이 없었다. 이런 질문을 가지게 .. 2025. 7. 10.
[북포토로그] 괴로움을 스스로 만들어 내지 말기 괴로움을 스스로 만들어 내지 말기아직도 잘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저희 아이 시력이 이렇게나 많이, 그것도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떨어진 것을요!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속눈썹이 찔려 꾸준히 지켜보다 작년에 대학병원에서 수술했습니다. 그때만해도 특별한 이상없이 괜찮았는데요, 언젠가부터 영상을 볼 때 옆으로 보는가 싶더니 결국엔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눈이 불편해보인다고 말입니다.요 몇주간 여러번 안과를 방문하고 있는데요, 속눈썹은 전혀 눈을 찌르지 않는다는 의견을 듣고 급격하게 진행된 근시가 문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이제껏 아이 눈에 관련된 것은 잘 지켜봐왔는데…(그렇게 생각했는데) 아이가 안경을 써야한다니 또 눈 특성상 근시가 더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고 하는 말에 속상했습.. 2025. 7. 9.
[아스퍼거는 귀여워] 사회성은 자란다 사회성은 자란다 모로(문탁 네트워크) 일리치 약국과 로이약차에서 일하고 있다.열심히 쌍화탕을 달이고, 약차를 손질한다.어떻게 하면 새로운 것과 만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띠리링~’ 알람이 울린다. 일요일 오후 2시. 혹시나 잊어버릴까 알람까지 맞춰놨다. 감자가 처음으로 친구 집에 혼자 놀러 가는 날! 미리 빵집에 가서 친구와 같이 먹을 빵을 몇 가지 샀다. 이걸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옆에 있던 남편은 “가서 인사는 제대로 할까?” 라며 걱정한다. 그래 방문예절을 가르쳐야겠네.“감자야, 집에 들어가면 먼저 친구 부모님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드려. 그리고 이 빵을 건네주면서 ‘엄마가 전해주라고 했어요.’라고 이야기하는 거야. 할 수 있지? 가서 뛰지 말고, 말씀 잘 듣고, 맛있는 거도 많이 .. 2025.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