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차명식의 책 읽습니다14 아트 슈피겔만, 『쥐』- 1940년, 폴란드 남쪽의 기억 1940년, 폴란드 남쪽의 기억아트 슈피겔만, 『쥐』 1. 계절이 바뀌어 겨울이 되었고 수업도 그 해의 마지막 시즌을 시작하게 되었다. 주제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세상.봄에는 ‘학교’였다. 여름에는 ‘집’이었다. 가을에는 ‘마을’을 하고, 겨울에는 ‘세상’. 처음부터 그렇게 네 가지 주제를 정하고 그 해의 수업을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 익숙한 관계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깨어있는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학교’라고 생각했기에 집보다도 학교를 먼저 놓았다. 익숙하다 여길 테지만 실은 턱없이 낯설 ‘집’이 두 번째였다. 늘 거닐면서도 지각 밖에 있을 ‘마을’은 그 다음이었다. ‘세상’은 마지막이었다. 앞의 주제들을 다룰 때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이 시즌을 시작할 때에도 나는 어.. 2019. 6. 18. 그러므로 사람들은 다시 마을을 말한다 (2) 장성익, 『내 이름은 공동체입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다시 마을을 말한다 (2)장성익, 『내 이름은 공동체입니다』 필자의 말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5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중학교 아이들과 인문학을 공부했다. 2년간 함께했던 아이들을 보내고 나니 문득 그 시간들을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그 간의 수업들을 가지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이 글은 나만의 글이 아니다. 나의 목소리와 더불어 아이들의 목소리 역시 읽는 이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1. 그날따라 아침부터 부산했다. 무심코 평소 시간대로 오는 아이들이 없도록 전화도 해야 했고, 미리 언질을 한 마을 장터 운영진과도 재차 연락해 일정을 확인해야 했다. 안에서 수업하는 것에 비해 여러.. 2019. 6. 11. 그러므로 사람들은 다시 마을을 말한다 (1) 장성익, 『내 이름은 공동체입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다시 마을을 말한다 (1)장성익, 『내 이름은 공동체입니다』 필자의 말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5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중학교 아이들과 인문학을 공부했다. 2년간 함께했던 아이들을 보내고 나니 문득 그 시간들을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그 간의 수업들을 가지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이 글은 나만의 글이 아니다. 나의 목소리와 더불어 아이들의 목소리 역시 읽는 이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1.도시가 탄생한 뒤 그리 오래지 않아 사람들은 도시의 침묵을 알아차렸다. 도시에서의 삶은 이전보다 외롭고, 각박하고, 파편적이다. 한동안 그것들은 그저 견뎌내어야 할 대상이었다. 하지만 곧 그러한 침.. 2019. 5. 14. 양귀자, 『원미동 사람들』- 도시는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도시는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양귀자, 『원미동 사람들』 연작 필자의 말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5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중학교 아이들과 인문학을 공부했다. 2년간 함께했던 아이들을 보내고 나니 문득 그 시간들을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그 간의 수업들을 가지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이 글은 나만의 글이 아니다. 나의 목소리와 더불어 아이들의 목소리 역시 읽는 이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1.도시는 난산 끝에 태어났다. 서슬 퍼런 독재정권의 감시와 탐욕스런 투기꾼들의 눈치싸움, 변두리로 추방당한 사람들이 있은 끝에 남겨진 땅 – 그 땅 위로 탐식하듯 허겁지겁 올라간 빌딩과 아파트들이 바로 오늘날 우리.. 2019. 5. 7.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