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다른 아빠의 탄생21 [아마도 이런 아빠] 허세의 끝은 어디인가? 허세의 끝은 어디인가? 한 사람의 남편이 된 지도,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지도 벌써 십 년이 넘었다. 아이가 조금씩 커가며 난 청년에서 중년이 되었다. 앞으로 난 어떤 사람이 될 수 있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어렵게 꺼낸 어린 시절 기억부터 아내와의 관계, 이제는 열 살이 된 아이와의 관계를 글로 정리하는 일은 고통스러우면서도 매우 즐거웠다. 아프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도 해야 했지만,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살았었는지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내 삶을 이야기하려다 보니 스스로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할 수 있었다.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앞으로의 삶에 대한 자신감도 생긴다. 아들이 맘마, 엄마, 아빠라는 말을 넘어서서 어느 정도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시작하.. 2019. 5. 3. [다른 아빠] 그런 ‘아빠’에 대한 욕심 그런 ‘아빠’에 대한 욕심 분노의 오뎅볶음 열심히 교사생활을 하던 아내는 둘째 딸아이의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육아휴직을 했다. 아내의 휴직으로 인해 아이들의 하교 후 생활은 달라졌다. 1학년 때부터 ‘돌봄교실’과 학원을 전전하던 첫째와는 달리 둘째는 하교 후부터 엄마와 함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예전엔 저녁을 먹고 나야 공부나 숙제할 짬이 생겼지만, 요즘엔 아이들과 놀다 와도 저녁 먹기까지 2~3시간이 남았다. 엄마가 집에 있으니 둘째는 물론이고 첫째의 일상도 안정돼 보였다. 그런데 달라진 건 아이들만이 아니었다. 나의 육아휴직도 그랬지만, 아내도 육아와 살림하기 위해 쉬는 건 아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있는 아내를 보고 내가 달리지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냉동실을 정리하다 유통기.. 2019. 4. 26. 아마도 이런 아빠 아마도 이런 아빠 ‘아빠’가 된다는 것 아이가 태어나던 날을 떠올려 본다. 20대 시절부터 헤비스모커였던 나는, 아기가 태어날 때 대학병원 가족분만실에 2박3일간 갇혀 있었다. 당시 나는 곧 태어날 아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뜨고, 진통을 겪는 아내에 대한 걱정으로 조급해지고, 강렬한 흡연욕구로 초조해져 갔다. 아내의 진통이 10시간쯤 더 지속되어, 담배를 열 시간쯤 더 참아야 했다면, 병원문을 부수고 뛰쳐나갔…을까? 아마 그냥 그 상태로 흡연욕구가 더 강렬해진 채로 열시간쯤 더 버티고 있었겠지. 문득, ‘아빠’란 그런 게 아닌가 싶다. 가족과는 아무 상관없는 자신의 욕구를 어떻게든 참아낸다. 그게 가족 이데올로기건 뭐건 간에 그렇게 되더라. 나에게는 그게 나름대로 신선한 경험이기도 했다. 앞서 말했듯 2.. 2019. 4. 19. 나의 직업 - 피 땀 눈물 나의 직업 - 피 땀 눈물 나는 입시학원에서 재수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03년 12월부터 학원 강사 일을 시작했으니 벌써 만 15년이 넘었다. 대부분의 학원 강사들이 그렇듯 내 꿈은 학원 강사가 아니었다. 아버지께서 뇌출혈로 쓰러지시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돈’을 벌어야 하기에 이 직업을 선택했다. 학원 강사로 일하며 인생의 3분의 1 이상을 보냈지만,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 탈출만을 생각했다. 그러니 이 직업에서 열심히 노력해 최고가 되겠다거나 이 일을 나의 천직으로 생각하는 소위 소명의식이라는 것도 있을 리가 없다. 꾸역꾸역 주어진 수업을 문제없이 하자는 생각으로 지낼 뿐이다. 그렇다고 일을 대충 하는 것은 아니다. 효율적인 내용 전달과 재미있는 수업 방식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다. 하고 싶어.. 2019. 4. 5. 이전 1 2 3 4 ···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