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퍼거는 귀여워14 [아스퍼거는 귀여워] 홈스쿨링? 대안학교? 중학교 선택의 길목에서 홈스쿨링? 대안학교? 중학교 선택의 길목에서 모로 (일리치 약국과 로이약차에서 일하고 있다. 열심히 쌍화탕을 달이고, 약차를 손질한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것과 만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살면서 수많은 선택(한다고 느껴지는)의 순간들이 있다. 가벼운 선택이라고 해도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도대체 ‘저녁은 무엇을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지’ 같은 작은 일이라도 말이다. 하루에도 크고 작은 선택들이 줄지어 이어지지만, 대부분은 마음속에서 어떤 합의에 이른다.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감각.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에 대한 이야기다. (전에 글에서도 썼지만) 나의 소박한 소원은 감자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거였다. 어린이집도 졸업하지 못했으니, 초등학교까지.. 2025. 8. 12. [아스퍼거는 귀여워] 사회성은 자란다 사회성은 자란다 모로(문탁 네트워크) 일리치 약국과 로이약차에서 일하고 있다.열심히 쌍화탕을 달이고, 약차를 손질한다.어떻게 하면 새로운 것과 만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띠리링~’ 알람이 울린다. 일요일 오후 2시. 혹시나 잊어버릴까 알람까지 맞춰놨다. 감자가 처음으로 친구 집에 혼자 놀러 가는 날! 미리 빵집에 가서 친구와 같이 먹을 빵을 몇 가지 샀다. 이걸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옆에 있던 남편은 “가서 인사는 제대로 할까?” 라며 걱정한다. 그래 방문예절을 가르쳐야겠네.“감자야, 집에 들어가면 먼저 친구 부모님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드려. 그리고 이 빵을 건네주면서 ‘엄마가 전해주라고 했어요.’라고 이야기하는 거야. 할 수 있지? 가서 뛰지 말고, 말씀 잘 듣고, 맛있는 거도 많이 .. 2025. 7. 8. [아스퍼거는 귀여워] 혼자 있고 싶은 마음 혼자 있고 싶은 마음 글_모로일리치 약국과 로이약차에서 일하고 있다.열심히 쌍화탕을 달이고, 약차를 손질한다.어떻게 하면 새로운 것과 만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나른하게 앉아서 털을 핥고 있는 고양이를 본다. 혀로 천천히 오른쪽 팔을 핥는다. 이어서 왼쪽 팔을 핥고, 왼쪽 다리로, 오른쪽 다리로 옮긴다. 길고 유연한, 꺼끌꺼끌한 고양이의 혀는 등 뒤쪽까지 닿는다. 유일하게 직접 닿지 않는 곳은 이마나 얼굴 위쪽. 고양이는 손을 핥고 그 손으로 꼼꼼히 얼굴을 닦고, 다시 핥기를 반복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쟤가 우리 집에서 제일 깨끗한 거 같아.’ 목욕하지 않아도, 반질반질 윤기가 나는 털에는 햇볕 냄새가 난다. 올해로 11살인 우리 집 고양이 ‘마리’는 검정, 갈색, 흰색이 고르섞인 길고 아름.. 2025. 6. 10. [아스퍼거는 귀여워] 양가 부모님과 베트남에 간 이야기 양가 부모님과 베트남에 간 이야기 베트남에 갔다. 한국인 관광객이 거의 90%는 될 거 같은, 일명 경기도 냐짱. 여행을 자주 가는 편이지만 이번 여행은 조금 특별했다. 왜냐하면 양가 가족, 즉 나의 엄마, 아빠, 남편의 엄마, 아빠와 감자의 엄마(나) 아빠(남편), 양가 3대가 같이 가는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양가 어른들이 친하게 지낸다. 매년 여름 휴가도 같이 보내고, 가을이면 함께 김장도 한다. 어찌 모든 게 좋을 수 있겠냐마는, 그래도 평균 이상으로는 가족관계가 평온한 편이다. 나이도 비슷하고 다들 술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처음부터 어렵지 않은 관계였다. 그래서 차라리 나는 양가 부모님을 함께 보는 게 편하다. 뭐, 한방에 효도를 해치우는 기분이랄까. 이러 저러한 이유로 10년 전에 우.. 2025. 5. 13.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