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796 엄마를 부르기까지, 수만 번 불렀을 '엄마', '아빠' 수만 번 불렀을 엄마 아빠 이제 생후 15개월에 접어든 딸은 하루가 다르게 자기 주장이 강해져 간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애교와 귀여움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엄마 아빠를 완전히 지치게 몰아붙이다가도 갑자기 쏘아주는 애교 한번으로 다시 힘을 내게 하고, 뭐가 마음에 안 들면 뒤로 누워 소리지르며 울다가도 평소 좋아하는 장난을 치면 금방 일어나 까르르 넘어가게 웃고 그러면 또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엄마 아빠도 소리 내 웃게 된다. ‘밀당’의 장인이 있다면 아기가 아닐까. 주말에는 엄마가 눈앞에서 잠시라도 사라지면 “엄마 엄마”를 숨넘어가게 부르며 찾아대는 딸 덕분에 뭘 제대로 하지도 못한 채 피로함에 푹 절어 있다가, 문득 이 아기가 어떻게 “엄마”라는 말은 이렇게 또렷이 할 수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 2018. 7. 20. 관찰이 아니라, 삶을! 관찰이 아니라, 삶을! 최후의 예술을 꿈꾸며 카프카는 자신의 삶을 ‘탄생을 앞둔 긴 망설임’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긴 망설임의 ‘끝’을 무엇이라고 보았을까요? 카프카의 건강은 1920년 무렵부터 점차로 나빠졌습니다. 그는 1924년 6월, 3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데요, 마지막에는 후두에까지 번진 결핵 때문에 마시지도 말하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육신의 고통도 그의 글쓰기를 막을 수 없었어요. 사실, 카프카는 언제나 그랬습니다. 좋은 음식과 충분한 휴식보다는 불면의 밤이야말로 그의 양생법! 밤을 낮 삼아, 글쓰기의 고통을 양식 삼아 쓰고 또 썼던 카프카. 펠리체 바우어와의 이별을 결심하고 쓴 편지 한 자락을 보면, 그가 살아가는 이유는 오직 글쓰기.. 2018. 7. 19. 아빠의 용도 아빠의 용도 아기의 신체는 눈에 띄게 성장한다. 한참 클 때는 불과 1, 2주 만에 쑥 크기도 한다. 그에 비해 의식의 발달은 꽤 미묘한 구석이 있어서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가 있다. 무엇보다 언어적인 소통이 안 되기 때문이다. 아기의 여러 행동들, 눈빛, 입으로 내는 소리들을 모아서 이전까지의 데이터와 비교를 해 보아야 한다. 아기와 매일매일, 하루 종일 같이 있지 않고선 알기 힘든 변화다. ‘부모’가 아기와 특별한 유대관계를 맺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매일매일, 하루 종일 지켜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엄마는 더욱 그렇다. 이미 한 몸으로 열 달을 함께 보낸 사이이니 오죽하랴. 그런 점에서 나는 꽤 운이 좋은 아빠다. 우리 집의 경우, 바.. 2018. 7. 13. "더 친해지길 바라~ 공부로~" "더 친해지길 바라~ 공부로~" 曾子曰 君子 以文會友 以友輔仁증자왈 군자 이문회우 이우보인 증자(曾子)가 말했다. “군자(君子)는 학문으로써 벗을 모으고, 벗으로써 인(仁)을 보충한다.” - 〈안연(顔淵)〉 24장 =글자풀이= =주석풀이= 혼자서 가는 여행은 그렇게 힘들지 않다. 누군가에게 맞추지 않고 자기 혼자 다니고 싶은 대로 다니면 된다. 셋 이상이서 가는 여행은 더 쉽다. ‘나’는 잊고 다른 사람들이 하자는 것에 맡기기만 하면 어떻게든 즐거운 분위기에 휩쓸려 다닐 수 있다. 하지만 둘이서 가는 여행은 다르다.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된 상태에서 자신의 반응을 숨길 수 없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여자친구 말고는 누군가와 단 둘이 여행을 가본 적이 없었다.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을 보낸 적은 더더구나 없었다.. 2018. 7. 11. 이전 1 ··· 55 56 57 58 59 60 61 ··· 1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