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1199 [동물을 만나러 갑니다] 바닥에 붙고 싶은 마음 바닥에 붙고 싶은 마음 광장과 동물 방에 홀로 있음에도 혼자가 아니다. 바닥을 쓸고 닦다 보면 작은 생명체들을 발견한다. 그들은 바닥을 기어 이동하거나 벽과 천장에 머물거나 날갯짓을 하며 허공을 가로지른다. 나는 그들을 박멸하거나 퇴치하는 대신 집 밖으로 내보낸다. 파리채 대신 작은 망으로 그들을 채집한다. 죽이는 것보다는 내쫓는 것이 나으니까. 생명을 죽이지 않으려는 윤리적 행동 이후에도 찝찝한 마음이 남는다. 바깥으로 내모는 인간과 내몰리는 비인간 사이의 힘의 불균형이 남는다. 인간(안)과 비인간(밖) 사이에 그어진 경계가 남는다. 새벽이생추어리 돌봄과 인문약방 연재를 시작하며 여러 활동에 연루되었다. 도살장 앞을 찾아가 비질 활동을 하고, 서울역 광장에서 살처분 반대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죽어.. 2025. 5. 14. [기린의 걷다보면] 계속 걷다 계속 걷다 1. 걷기의 장면들 5월의 어느 일요일 아침,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걷기로 먹은 마음을 접기는 싫었다. 어디로 걸을까 하다 성남에 사는 친구가 떠올랐다. 친구에게 전해 줄 물건을 담은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가늘게 내리는 비는 죽전을 지나 성남으로 이어지는 탄천으로 접어들었을 때도 멈추지 않았다. 친구의 집을 절반 쯤 남긴 이매교를 지나서부터는 점점 더 굵어졌다. 모란을 지날 때는 비옷 안으로 물이 들이쳐 옷이 젖고 넘치는 탄천의 물로 신발은 물로 가득 찼다. 더 이상 비가 그치기를 바라는 기대도 사라졌다. 그저 물길을 첨벙첨벙 걸어서 친구 집 앞에 도착해 전화를 했다. 친구는 집에 없었다. 미리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놀라는 친구에게 괜찮다고 대답했다. 빗속을 네 시간, .. 2025. 4. 10. [돼지만나러갑니다] 퀴어 동물의 섹스, 그리고 돌봄 퀴어 동물의 섹스, 그리고 돌봄- 하마노 지히로, 『성스러운 동물성애자』, 연립서가 경덕(문탁 네트워크)도나 해러웨이는 「반려종 선언」에서 그녀의 여성 반려견 미즈 카옌 페퍼와의 교감 장면을 다음과 같이 쓴다. “미즈 카옌 페퍼가 내 세포를 몽땅 식민화하고 있다. 이는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가 말하는 공생발생의 분명한 사례다. DNA 검사를 해보면 우리 둘 사이에 감염이 이루어졌다는 유력한 증거가 나올 것이라고 장담한다. 카옌의 침에는 당연히 바이러스 벡터가 있었을 것이다. 카옌이 거침 없이 들이미는 혓바닥은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달콤했다. (...) 우리는 서로를 살 속에 만들어 넣는다. 서로 너무 다르면서도 그렇기에 소중한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지저분한 발달성 감염을 살로 표현한다. .. 2025. 4. 9. [동물을 만나러 갑니다] 재개발 구역의 고양이들 3편 - 동물 부고(訃告) 재개발 구역의 고양이들 3편 - 동물 부고(訃告) 글_경덕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2022~2023).새벽이생추어리 비질 활동가.문탁네트워크 공부방, 인문약방 킨사이다 멤버.오래 머무르고 많이 이동하는 일상을 실험합니다. 예동동님이 올린 게시글을 설마 하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다. 2018년부터 내 하루를 채워 준 동동.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동동이는 올해 9살이다. 길고양이로 보면 오래 살았다 싶겠지만 그래도 아직 9살이다. 지치고 피곤한 하루 중 동동이를 만나는 건 행복이었다. 나는 동동이를 만나면 행복했는데 동동이는 어땠을까. 동동~~ 부르면 애오오옹~~~ 대답하며 달려와주던 동동. 너의 빈자리를 언니가 버틸 수 있을까? [1]나는 봉봉오리님의 『지구에 살 자격』 표지 그림에서 동동이를 처음 보.. 2025. 3. 19. 이전 1 2 3 4 ··· 3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