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세상에! 거...걷는다
아기가... 세상에! 거...걷는다 아기의 발달은 점진적이지만, 발달의 결과는 언제나 갑작스럽게 발견된다. 부모 입장에선 놀랍고, 감동적이고, 가끔 당황스럽기도 하다. 아, 생각해 보면 그렇게 특별한 느낌을 가지라고 갑자기 전에 없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건가 싶기도 하다. 그러니까, 우리 딸은 요즘 ‘걷는다’. 걸음마도 아니고, 진짜로 걷는다. 세상에! 걷는단 말이다. 사실 내가 부모가 아니라면, 지금 거실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저 녀석이 내 딸이 아니라면, ‘걷는다’는 그 사실은 ‘오! 걷는구나’ 하고 대충 넘어가면 될, 말하자면 여느 사건이나 다름없었을 일이다. 그런데 ‘부모’가 되고 보니 이게 참 대단한 일이라는 걸 알았다. 지금 우리 딸의 월령이 14개월인데, 그 전까지는 누워 있거나, 배를 밀거..
2018. 6. 29.
카프카, 법의 힘
카프카, 법의 힘 카프카의 작품 세계를 단 한마디로 요약해본다면? ‘법 앞에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남긴 미완의 세 장편은 모두 한계의 문턱 앞에서 자기 운명을 시험하는 K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이지요. 또한 그가 쓴 일기, 단편, 편지 등 많은 글이 철저하게 ‘할 수 있음과 없음’, ‘들어갈 수 있음과 없음’이라는 상황 자체를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주어진 삶, 허락된 생활에 대한 철저한 인식. 카프카는 아버지와 아들, 학교와 회사, 사무실과 침실, 낮과 밤, 먹음과 굶음, 심지어 생과 사처럼 당연해 보이는 모든 경계가 실은 다만 그렇게 보일뿐인 ‘법’이라며 의심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문학은 법의 한계를 문제삼는 일에 집중합니다. 카프카에게 법이란 왜 그렇게 중요했을까요? 그는 왜 삶의 온갖 경..
2018.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