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796 [아기가왔다] 기타(guitar)가 왔다! 기타(guitar)가 왔다! 지난 주말 아빠의 본가에서 기타를 가지고 왔다. 사실 그동안은 딸을 키우느라 아무런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가져오고는 싶었지만 '가져오면 무엇 하나' 하는 생각에 그대로 두었다. 가끔 본가에 가면 기타를 치곤 했었는데, 그 모습을 본 딸이 기타에 지대한 관심을 표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결국 기타를 가지고 왔다. 기타가 오지 못한 것도 딸 때문, 오게 된 것도 딸 때문. 육아란 이런 것인가? 아빠가 기타 근처에만 가도 '끼-따, 끼-따'거리면서 달라고 하는 통에 가지고 온 다음에도 해가 떠 있는 동안엔 기타를 만질 수가 없다. 그래 뭐. 그냥 니꺼 해라. 2019. 8. 23. 『행인』 참을 수 없는 예민함 무엇이 부부 사이의 신뢰를 회복시킬까? 『행인』 참을 수 없는 예민함무엇이 부부 사이의 신뢰를 회복시킬까? 가족이라서 외로워 소세키의 소설 속 남자들에게 여자는 스쳐지나가는 행인처럼 낯선 존재이다. 아내나 연인이 어떤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하지 못해 괴로워한다. 남자들은 동성인 친구나 스승과는 속 깊은 대화를 나누고 솔직한 마음을 토로하지만 여자와는 문제를 공유하지 못한다. 여자를 지적인 대화가 되지 않는 열등한 존재라고 생각해서일까? 오히려 여자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여자에게 불안을 느낀다. 그렇다고 여자에게 무관심하거나 외면하지도 못한다. 내면에는 여자에게 다가가고 싶은 욕망이 출렁인다. 여자는 알 수 없기에 더 알고 싶은 목마름의 대상이다. 두려운 남자들이 선택하는 도피처는 .. 2019. 8. 21. 청년, 반생명적 관계 속에서 살다 - 2) 청년, 반생명적 관계 속에서 살다 - 2) 증오하면서 의존하는 나는 누군가에게 화를 내본 적이 거의 없다. 나는 늘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으로 사람들에게 비쳤다. 그런 나에게도 마음껏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대상이 있었다. 그건 바로 나의 아버지였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나는 180도 다른 사람이 되었다. 소심하게 앉아 수업을 듣던 학생에서 아버지의 행동 하나하나에 꼬투리를 잡으며 짜증을 쏟아내는 분노의 화신으로! 이처럼 바깥에서는 온순한 양으로 지내면서, 집에서는 무서운 헐크로 변신하는 청년들이 요즘 많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청년들을 일컬어 ‘방구석 여포’라는 말이 나왔을 지경이다. 그와 동시에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부모님께 기대어 사는 ‘캥거루족’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주.. 2019. 8. 20. 마트만한 곳이 없다? 마트만한 곳이 없다? 우리 동네는, 옛날 말로 '신도시' 요즘 말로는 '뉴타운'이다. 이런 동네에는 어김없이 대형 마트가 있다. 그리고 그곳은 틀림없이 유, 아동 친화적이다. 볼거리도 많고, 놀거리도 많다. 그래서 평일 낮시간에 가보면 어른 반만한 아동들, 어른 반에반만한 아기들이 한가득이다. 마치 거대한 키즈까페(정작 진짜 키즈까페엔 가본 적이 없다) 같다. 우리 딸도 그곳을 채우고 있는 유, 아동 중 하나인데, 부모 된 입장에서 이만한 곳이 또 없다. 시끄럽다고 눈총 받을 일도 없고, 바닥에 털썩털썩 앉아도 딱히 신경쓰이질 않는다. 왜냐하면 워낙 애들이 많기 때문에 그 정도 일탈은 눈에 띄지도 않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매사가 이런 식이다. 이대로 하면 안 되는데, 이건 뭔가 문제가 있는데 .. 2019. 8. 16.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1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