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1199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자기만의 방에서 한 걸음 《마녀 배달부 키키》 ① 공간편 자기만의 방에서 한 걸음 시계 없는 마을과 시계 있는 마을 《마녀 배달부 키키》에는 두 개의 포스터가 있다. 하나는 아래로 바닷가 마을이 펼쳐져 있는 하늘 위를 키키가 부웅 난다. 다른 하나는 어두운 빵집 안에서 키키가 턱을 괴고 유리창 바깥의 풍경을 바라본다. 둘이 한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정반대의 분위기다. 이처럼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키키는 가벼운 생기와 무거운 고독을 함께 껴안은 인물이다. 그래서 《마녀 배달부 키키》는 확 뚫린 창공과 꽉 닫힌 방이라고 하는 전혀 다른 두 개의 포스터가 필요할 정도로 소녀의 복잡한 수련기가 된다. 미야자키는 이 강도 높은 차이를 고향 마을과 바닷가 도시로, 도시와 숲으로 나누어서 심도 있게 다룬다. 우선 바닷가에 붙은 항구 .. 2023. 12. 7. [월간 이수영] 스피노자와 칸트의 자유는 어떻게 다른가? 스피노자와 칸트의 자유는 어떻게 다른가? 월간 이수영 2022년 12월호 일본의 철학자, 고쿠분 고이치로 선생은 『중동태의 세계』에서 ‘책임과 의지’의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자유의지는 과거로부터 이어오는 원인을 끊어내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쿠분 선생은 과거와 단절하는 자유의지로는 책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고쿠분 선생의 생각은 스피노자의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스피노자와 칸트는 책임과 관련한 자유(의지)와 주체의 문제에 관해 어떻게 다르게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스피노자의 자유: 필연성을 따르는 것 스피노자의 신은 ‘절대적 무한성’을 가집니다. 절대적으로 무한하다는 것은 내부에 모든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신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신.. 2023. 12. 5. [이여민의 진료실인문학] 폐경, 다르게 보기! 폐경, 다르게 보기! 50대 중반의 친구가 ‘폐경’ (폐경(閉經); 여성이 나이가 들면서 난소가 노화되어 기능이 저하되면 더 이상 여성 호르몬을 생산하지 않는다. 이때 나타나는 현상을 폐경이라 한다. 최근에는 폐경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완경(完經)’이라고도 표현한다. 이 글에서는 폐경으로 표기한다.)되니 새벽 4시면 눈뜨고, 4월인데도 추워서 내복을 입는다고 했다. 나는 친구에게 이제 몸이 변하는 중이니, 커피를 줄이고 내복 입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자고 했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31살이 된 딸이 “폐경 증상에 대해 엄마처럼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내 친구의 어머니를 보면 약을 먹어서 추운 것을 없애려고 해. 그러니 엄마가 ‘다르게 보는 폐경’에 대한 글을 쓰면 어떨까?” 폐경, 꼭 치료.. 2023. 12. 1.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제각각의 모습으로 크다 제각각의 모습으로 크다 미스테리의 신, 토토로 이 영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다섯 살짜리 메이가 그들한테 붙여준 이름입니다. 진짜 이름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들은 아주 옛날, 이 나라에 거의 사람이 없었을 때부터 이곳 숲속에 살아왔습니다. 수명도 수천 년 이상이라고 합니다. 큰 토토로는 2미터 이상이 되기도 합니다. 푹신푹신한 털에 덮인 큰 수리부엉이인지 너구리인지 곰인지, 이 생물은 요괴라고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을 위협하지는 않고 마음 가는 대로 느긋하게 살아왔습니다. 숲속의 동굴이나 고목의 빈 구멍에 살며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어째서인지 이 영화의 주인공 사츠키와 메이의 어린 자매들한테는 들키고 말았습니다. 소란스러움이 싫어 인간들과 함께한 적은 한번도 없던 토토로들이었지만, 사츠.. 2023. 11. 30.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 3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