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1199 [공동체지금만나러갑니다] <감이당> : 무식하다고 혼나는 게, 실수가 들통나는 게 좋은 사람들 : 무식하다고 혼나는 게, 실수가 들통나는 게 좋은 사람들 감이당에 도착하니 만나기로 한 세미나실 안에서 선생님들이 계셨다. 자세히 보니 오늘 인터뷰하기로 한 희진 쌤, 경아 쌤, 주란 쌤 외에도 몇몇 분이 더 계신다. 유리창 너머로 꾸벅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세미나실 문이 열리며 나를 향한 인사와 서로를 향한 말이 엇갈려 문밖으로 튀어나왔다. “어서 오세요!” “우리 얘기 더 해야 돼!” “일찍 오셨네요.” “아직 얘기 다 안 끝났어.” 자못 진지하고 심각한 얼굴들이라 나는 걱정 마시라고, 위층에서 쉬고 있겠다고 말씀드리고 어서 자리를 피해드렸다. 그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조금 걱정했는데, 이제 와 보니 그리 큰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인터뷰하며 이분들이 이렇게 머리를 맞대고 공동체.. 2023. 12. 15.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잃어버린 마법을 찾아서 《마녀 배달부 키키》 ②사건편 잃어버린 마법을 찾아서 마녀 배달부에게 일어난 가장 큰 사건은 마법을 잃었다가 되찾는 일이다. 키키의 마녀 수련기는 우리 각자가 자신의 타고난 조건과 어떻게 관계 맺으며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키키가 마법을 잃는 계기, 그 능력을 회복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 마지막으로 힘을 되찾기까지를 차례로 살펴보자. 날지 못하는 마녀 키키는 스스로 솔직하고 씩씩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부모와 따로 의논도 없이 단호하게 수련의 출발일을 정할 정도이니 말이다. 낮에 결심하고, 저녁에 짐을 챙겨, 밤에 바로 날아오를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과 독립심이 있다. 그림 동화 속 아이들처럼 조실부모해서 집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서, 그 당참이 낯설지만 후련하다. 그런데 따지고보면 키키가 명랑할 수 있.. 2023. 12. 14. [돼지 만나러 갑니다] 7월 9일 7월 9일 글_경덕(문탁네트워크) 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2022. 7~). 난잡한 공부가 체질이라 여러 세미나와 워크숍을 유랑한다. 올해 문탁네트워크에서 주역, 불교, 돌봄을 키워드로 공부한다. 작년 여름, 새벽이 잔디와의 첫 만남을 기억한다. 2022년 7월 9일. 그날은 새벽이의 세 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첫 돌봄을 며칠 앞두고 새벽이생추어리 인스타 계정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 다가오는 7월 9일은 새벽이의 세 번째 생일입니다! 새벽이는 종돈장에서 구조되어 세 번째 생일을 맞이하지만, 새벽이와 같이 태어난 돼지들은 생일을 맞이할 수 없습니다. 새벽이 역시 구조되지 않았더라면 생일을 맞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돼지가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에서 새벽이의 삶은 매일매일이 투쟁입니다. 그 매일의 시간.. 2023. 12. 12. [기린의 걷다보면] 남산을 걷다 남산을 걷다 나는 남산 밑에 자리했던(지금은 안산으로 옮긴)예술대학을 다녔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퍼시픽호텔이 있는 방향으로 나와서 경사진 골목을 올라가면 강의를 듣던 건물이 있었다. 그 골목을 끝까지 올라가면 남산자락으로 통했다. 하지만 나는 학교를 다닐 때 한 번도 골목 끝까지 올라 남산까지 가본 적이 없었다. 학교에서 집까지 거리가 멀기도 했고, 주말에는 2년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학교 집만 오가며 보냈던 것 같다. 10월에 날씨 좋을 때 남산 둘레길을 걷자고 친구들과 약속을 잡았다. 학교를 졸업한지 25년이 흘러갔는데 그 골목은 그대로일지 궁금했다. 10월 15일 일요일, 서울 시청까지 가는 광역버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뭔지 모르게 설레었다. 약속장소인 덕수궁 앞에서 먼저 와있던 .. 2023. 12. 8.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3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