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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6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 '죽음을 건너뛸 수는 없다'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 '죽음을 건너뛸 수는 없다' 생각해 보면 아주 간단한 말이다.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하이데거와 나치의 관계, 나치가 '죽음'을 어떤 식으로 선동했는지 하는 것들을 생각하면, 적어놓은 저 문장 앞에서 주춤할 수밖에 없다. 자라면서 보고 들어온 수많은 영상들이 잠시 스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는 저 문장을 읽고 적으면서 어떤 '편안함' 같은 걸 느꼈다. 저 끝에 '소멸'이 있다는 것, 내가 어떻게 하든 그것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은 얼마나 큰 안도감을 주는지……. 사실 '죽음이 저 끝에 있다'는 말은 커다란 오해다. '죽음'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살아있는 내내, 생(生)의 바로 옆에 거리 없이 있다. 하이데거가 '탁월한 앞에 닥침.. 2019. 1. 7.
[이야기 동의보감] 꾀쟁이 의사 꾀쟁이 의사 몸의 아픔이 강하게 느껴지는 건 대개가 통증을 수반할 때이다. 그런데 통증이 없어도 못 견디는 경우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잠을 자지 못하는게 아닐까 한다. 어쩌다 하룻 밤만 새도 다음날 무기력과 짜증으로 일상은 엉클어지기 일쑤인데 여러 날, 아니 습관이 된다면 그 고통이 오죽하랴? 게다가 헛소리를 하고 뛰어다니며 성내기도 하면서 잠까지 자지 못한다면 심각한 일이다. 이런 증상을 『동의보감』에선 ‘전질(癲疾)’ 또는 ‘전광(癲狂)’이라 한다. 그 원인은 대체로 담(痰), 화(火), 경(驚) 세가지에 의해서다. 이로 인해 양기(陽氣)가 지나치게 성하고 위로 치밀어 오른 채로 막혀서 돌지 못하기 때문으로 본다. 이에 대한 처방으로 여러 약이 소개되고 있다. 그런데 온갖 약을 써도 듣지 않은 환자.. 2018. 12. 27.
보르헤스, 『칠일 밤』- "열반에 이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보르헤스, 『칠일 밤』 - "열반에 이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만약에 '열반에 이르기 위해 산다' 또는 '자유가 삶의 목적이다'라고 하면 어떨까? 어떻게 해야 '열반'에 이를 수 있는지, 궁극의 '자유'를 얻을 수 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저렇게 해서는 안 되리라는 확신이 있다. '~를 위해'라는 형식이나 '목적'에의 지향과 '열반', '자유'가 서로 모순이기 때문이다. '~위해' 살면 열반에 이를 수 없고, 자유가 '목적'이 되면 자유로울 수가 없다.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 가장 쉽기 때문에 바로 생각이 나는 그 길은 그렇게 막혀버린다. 여기에서 '길'에 대해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 이때의 '길'은 어딘가에 이르기 위한 길이 아닌 셈이다. 시작도 끝도 없는 길이랄까? 그래서 그 '길.. 2018. 12. 17.
‘요가Yoga’, 내 안의 유동하는 에너지와 만나는 것 (2) ‘요가Yoga’, 내 안의 유동하는 에너지와 만나는 것 (2)(1편 바로가기)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 본성을 만나는 길, ‘요가’ 요가는 바로 이 에고가 만들어내는 ‘마음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의 문제를 다룬다. 끊임없이 샤트바, 라자스, 타마스가 초미세한 비율로 움직이며 나를 둘러싼 현실세계의 5대원소와 결합하며, 감각기관은 받아들이고 운동기관은 표현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의 마음은 산만해질 수밖에 없다. 한시도 잠시도 고정되어 있지 않다. 감각기관과 운동기관은 끊임없이 경험을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행동하고, 이 과정에서 생각과 판단들이 만들어진다. 우리 안의 에너지는 너무도 민감하고 미세하게 움직여서 가만히 있거나 고요히 있기가 어렵다. 그것은 가만히 앉아있어 보면 알 수 있다. 잠시도 아무 생각도 .. 2018.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