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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44

[요요와불교산책] 윤회는 있지만 윤회하는 자는 없다 윤회는 있지만 윤회하는 자는 없다 수행승들이여, 이 윤회는 시작을 알 수 없다. 무명에 덮인 뭇삶들은 갈애에 속박되어 유전하고 윤회하므로 그 최초의 시작을 알 수 없다. 『(쌍윳따니까야』 15장 『시작을 알 수 없는 것의 쌍윳따』) 수많은 어머니의 죽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100일이 다 되어 간다. 지금도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이 생생하다. 마치 잠을 자는 것처럼 편안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을 때 나도 모르게 깊은 안도의 한숨이 흘러 나왔다. 2년이 넘도록 어머니의 심신을 갉아 먹고 있었던 그 모든 고통이 끝난 것에 대한 안도였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동시에 스스로도 주체할 수 없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어머니의 야윈 몸을 끌어안고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뺨에 얼굴을 비벼대며 마치 어린아이처럼 목.. 2023. 4. 10.
[나이듦 리뷰] 우두커니 살다가 제때 죽을 수 있을까? 우두커니 살다가 제때 죽을 수 있을까? 나는 죽어 솔개의 밥이 되리라 자기 죽음엔, 어쩌면, 수련을 좀 한다면, 초연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자기보다 앞서간 자식, 오랫동안 정을 나눈 연인 혹은 평생 불효만 저지른 부모의 죽음 앞에서도 초연할 수 있을까? 후회가 밀려오고 슬픔이 가슴을 저미지 않을까? 하지만 이것은 사랑했던 대상의 상실에 대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인간의 반응이다. 프로이트처럼 말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깊이, 슬퍼하는 이 ‘애도mourning’ 작업을 통해야만 대상에게 투여된 리비도를 ‘잘’^^ 회수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이 애도에 대한 동서고금의 보편적 문화적 형식이 장례이다. 그리고 맹자는 그 기원을 문화인류학적으로 드라마틱하게 기술한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부모가 죽.. 2023. 3. 20.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기쁨이어라, 삶이여, 죽음이여! 기쁨이어라, 삶이여, 죽음이여! 죽음 충동과 마주하며 쭈뼛거리는 친구들 틈에 있다가 금방 나오긴 했지만, 그 이후로 마음 한 쪽 구석에서 톱니바퀴 하나가 계속 돌아간다. 이렇게 젊은이들뿐인 장례식이라니. 당연히 ‘왜’에 대한 답을 구할 수도, 감히 그 심경을 온전히 이해할 수도 없을 테다. 그런데도 자꾸만 비슷한 물음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대체 그에게는 세상이 어떻게 체험되었을까? 어떤 색 어떤 톤으로 비춰졌고 무엇이 그토록 견디기 어려웠을까? 반대로, 어떻게 그 동안은 사는 쪽을 택해왔던 걸까? 대답이 나올 리 없는 이 의문들이 한참을 물결치고 나서야 비로소 초점이 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전혀 문제가 아니었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나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죽지 않고 살아가.. 2022. 11. 30.
고정희 시집 『이 시대의 아벨』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 고정희 『이 시대의 아벨』 왜 태양은 빛나는지 왜 파도는 밀려오는지 당신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 세상이 끝났다는 걸 모르는 걸까요. 왜 새들은 노래하는지. 왜 별들은 반짝이는지. 내가 당신의 사랑을 잃었을 때 세상도 끝났다는 걸 모르는 걸까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궁금해하죠. 모든 것이 그대로인 이유를. 나는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 어떻게 세상이 이전과 똑같이 흘러가는지. 왜 내 가슴은 계속 뛰는 걸까요. 왜 내 눈에선 눈물이 흐르는 걸까요. 당신이 내게 이별을 고했을 때 세상이 끝나버린 걸 모르는 걸까요.Why does the sun go on shining Why does the sea rush to shore Do.. 2016.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