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탁네트워크107 [기린의 걷다보면] 계속 걷다 계속 걷다 1. 걷기의 장면들 5월의 어느 일요일 아침,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걷기로 먹은 마음을 접기는 싫었다. 어디로 걸을까 하다 성남에 사는 친구가 떠올랐다. 친구에게 전해 줄 물건을 담은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가늘게 내리는 비는 죽전을 지나 성남으로 이어지는 탄천으로 접어들었을 때도 멈추지 않았다. 친구의 집을 절반 쯤 남긴 이매교를 지나서부터는 점점 더 굵어졌다. 모란을 지날 때는 비옷 안으로 물이 들이쳐 옷이 젖고 넘치는 탄천의 물로 신발은 물로 가득 찼다. 더 이상 비가 그치기를 바라는 기대도 사라졌다. 그저 물길을 첨벙첨벙 걸어서 친구 집 앞에 도착해 전화를 했다. 친구는 집에 없었다. 미리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놀라는 친구에게 괜찮다고 대답했다. 빗속을 네 시간, .. 2025. 4. 10. [지금, 이 노래] 공부를 할 때 틀어놓는 음악_Olivia Belli - Bet Ha-Chaim 공부를 할 때 틀어놓는 음악_Olivia Belli - Bet Ha-Chaim 정군(문탁네트워크) 오늘은 '이 노래'라는 코너명과는 조금 다르게, 공부할 때 틀어놓기 좋은 음악? 채널?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공부할 때 무슨 음악을 듣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뭘 외워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리고 읽고 쓰는 게 그 공부의 주된 과제라면 '음악'은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다만, 읽어야하고 써야 하기 때문에 가사가 있는 음악은 별로 좋지 않다. 나의 경우엔 그렇다. 그러니까, 가사가 없는 음악은 읽고 있는 글, 쓰고 있는 글과 꽤 궁합이 좋다. 공기의 진동과 생각의 진동이 동조현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감각이 공부의 시름(?)을 잊게 한달까? 아무튼, 그런 순간에 듣는 곡들이 .. 2025. 4. 4. [현민의 독국유학기] Heimat Heimat 글쓴이 현민 친구들과 함께 동천동의 책방 우주소년을 운영했습니다.서점을 운영하며 스쿨미투집 1권과 같은 이름의 공동체 탐구집 2권을 만들었습니다.지금은 독일에 삽니다. 정민 최근엔 정민이 왔다 갔다. 그 애는 나의 바로 밑 동생이다. 세자매 중 나와 정민은 극도로 상극의 삶을 산다. 그 애는 중학생 때부터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느라 12시 이전에 집에 들어온 적이 없다면 나는 친구들과 노느라 12시 전에 집에 들어간 적이 없던 것 같다. 그 애는 꿈이 없는 게 불안해서 공부를 했다면 나는 꿈 같은 거 생길 수 있는 사회냐고 화를 내는 편이었다. 우리가 삶을 사는 모습은 너무나도 다르지만 그 애는 내 인생에서 가장 웃긴 사람 중 하나다. 우리는 서로에게 인생 최고의 개그맨이다. 나의 지겨.. 2025. 4. 2. [우.세.소]문탁네트워크의 <사회학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문탁네트워크의 를 소개합니다. 효주(문탁넷 사회학 세미나원) 매주 화요일 오후 3시 문탁 2층에서는 어김없이 사회학 세미나가 열린다. 사회학 세미나는 태생부터 좀 남다른데, 문탁에서 공부하고 있는 청년 우현샘을 ‘사회학 세미나 튜터’로 키우겠다는 정군샘의 포부와 함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육!튜!세미나!(튜터육성세미나) 그래서 처음에는 우현샘과 정군샘의 1:1 밀착 세미나로 시작했다. 2024년 1월부터 시작되었던 세미나는 그들의 진지한 분위기에 끌려 3월에 라겸샘이 합류했고, 8월에는 스프링샘이 합류하면서 덩치를 키우다가 2025년에는 어엿한 1년 기획 세미나로 자리매김했다. 사회학 세미나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는 걸까? 나는 당시 참여 중이었던 근대성 세미나에서 생겨난 자본주의에 대한 관심으로.. 2025. 3. 31. 이전 1 2 3 4 5 6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