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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라는 음악을 듣기 위하여 ‘니체’라는 음악을 듣기 위하여 설명충의 비애 나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일 년에 소설 한 권을 읽으면 기적일 정도로(해리포터는 논외로 하자^^). 그러다 처음 ‘책을 좀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중학교 시절 내가 동경했던 ‘형들’은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고, 그림을 그렸다. 하긴, 그러니까 중딩이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만난 ‘형들’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심지어 ‘사회’를 논하는 것이 아닌가. 이때 나는 난생 처음으로 ‘지적인 것’이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매력일 수 있다는 걸(즉 여자들에게 먹힌다는 걸) 알게 됐다. 좋은 건 냉큼 습득해야 하는 법. 나는 학교 도서관에서 ‘그럴듯해 보이는’ 책을 한 권 빌려 한 달에 걸쳐 읽곤 했다. 유시민, 홍세화,.. 2018. 4. 17.
우치다 타츠루, 『하루키씨를 조심하세요』 - 제자나 팬의 자세 우치다 타츠루, 『하루키씨를 조심하세요』- 제자나 팬의 자세 이건 그러니까 '텍스트'를 대하는 태도와 관련이 있다. 언제부터 그런 태도가 스며들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수준 높은 독서란 '비판적 독서'라는 태도다. (여전히 그러하지만) 의식의 어느 한구석도 성숙한 부분이 없던 시절부터 '암, 책은 비판적으로 읽어야지' 했다. 각종 연구서나 논문들은 물론이거니와 칸트나, 맑스나, 하이데거 같은 대가(大家)들의 텍스트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 텍스트는 일단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쉽게 말해 '헛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말인데, 지금 생각해 보면 꽤나 헛힘을 썼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그 노력들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나름 도움이 된 것도 분명 있을테니까. 여하튼 지금으로서는 그렇다... 2018. 4. 16.
돌 전야, 아기는 폭풍성장 중! 돌 전야, 아기는 폭풍성장 중! 이 글이 올라가는 4월 13일의 금요일에 우리 딸은 남산의 깨봉빌딩에서 돌떡을 나누고 있을 예정이다. 돌이라니, 돌이라니…. 이게 정녕 꿈이 아니라니. 주마등처럼 만삭 때 아기가 일찍(『루쉰 길 없는 대지』 출간 작업을 모두 마치기 전에) 나올까봐 마음 졸이던 때부터 서로가 쭈글하면서도 퉁퉁 부은 얼굴로 처음 만났던 때며 조금만 잘못 안아도 부러질까 염려되던 신생아 때, 물소리를 들어야 울음을 그쳐서 싱크대 앞에서 아빠와 교대로 서성이던 때, 처음 자기 몸을 들썩들썩하더니 뒤집던 때, 처음 이유식을 먹던 때, 배밀이로 몸을 움직이던 순간… 등등이 스쳐 지나간다. 이 무렵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때”라고 했던 친구의 말이 무슨 말인지 실감하는 요즘이다. 일단 돌을 향해 가.. 2018. 4. 13.
‘건강’한 사회 만들기 ‘건강’한 사회 만들기​ ‘건강(健康)’이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된 것은 메이지 유신 이후의 일이다.에도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지금의 ‘건강’과 같은 뜻은 ‘丈夫’나 ‘健やか’ 등으로 표현되었다.건강이란 말이 번역된 것은 난학자들에 의해서였다. 그러나 이 말을 대중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후쿠자와 유키치가 계기였다.─키타자와 카즈토시(北澤一利), 『‘건강’의 일본사(「健康」の日本史)』 안과 밖의 균형으로서의 ‘건강’​근대 일본의 사상가 중에 후쿠자와 유키치만큼 많이 논의되어 온 이도 드물다. 동시에 그처럼 평가가 엇갈린 인물 역시 드물다. 그에 대한 평가는 양극단으로 갈리는데, 한쪽에서는 건강한 내셔널리스트이자 자유와 평등을 강조한 자유주의의 선구자로, 다른 한쪽에서는 탈아입구론의 제창자로 .. 2018.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