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3486

[공동체가양생이다] 포세이돈 신전에서 맹자를 낭송하다 포세이돈 신전에서 맹자를 낭송하다 원문에 꽂히다 문탁의 초창기 홈피에는 공동체를 소개하는 문구로 용맹정진(勇猛精進), 지행합일(知行合一), 사상마련(事上磨鍊) 등의 성어들이 즐비했다. 무슨 뜻인지도 잘 모르면서 그 성어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하면 된다고 외치는 ‘무대뽀의 정신’이 저절로 느껴졌다. 앎과 행함의 일치라는 비전은 강렬했고, 내가 그동안 사상을 마련하지 못해서 사는 게 고달팠다고 납득되었다. 나중에 저 성어들이 중국 명나라 사상가 왕양명의 사유라는 것을 알았고, 그 뜻도 나의 독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알고 혼자서 멋쩍어 했었다. 공동체에 와서 내가 처음 접한 고전은 『논어』 였다. 읽자마자 꽂힌 성어는 ‘발분망식(發憤忘食)’이었다. 어떤 일에 분발하고자 하는 마음을 내면 먹는 것도 잊.. 2021. 5. 14.
[발굴!한서라는역사책] 선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고 황제에 오르다 선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고 황제에 오르다 현대인은 자기 현존에 대한 불행을 상처에서 찾는 것에 익숙하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지 못한 애정결핍을 시작으로, 이별에, 재수에, 취업실패까지, 이 상처로 아프고, 저 상처로 아프다. 정말 삶의 불행이 상처에 기인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런 상처는 어떨까? 천애고아에, 한때는 고귀한 황족이었으나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역적의 자손이 되어 밑바닥으로 떨어진 삶. 오늘날 현대인의 상처와 견주어도 결코 부족함이 없는 불행한 삶의 조건이다. 그런데 이 상처의 주인공은 훗날 유하의 뒤를 이어 황제에 올라, 위대한 군주에게만 붙는 시호 선(宣)을 부여받은, 선제 유병이다. 이것이 과연 삶의 조건만으로 설명이 가능한 일일까? 우리는 마치 모든 것을 다 갖춰야 불행.. 2021. 5. 13.
[내인생의주역] 후회해도 괜찮은 일 후회해도 괜찮은 일 山風 蠱 ䷑ 蠱, 元亨, 利涉大川, 先甲三日, 後甲三日. 고괘는 크게 형통하니 큰 강을 건너는 것이 이롭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앞서 3일을 생각하고, 일을 한 후에 3일을 신중해야 한다. 初六, 幹父之蠱, 有子, 考无咎, 厲, 終吉. 초육효, 아버지가 벌인 일을 주관한다. 아들이 있어 아버지가 허물이 없게 되니, 위태롭게 여겨야 끝내 길하다. 九二, 幹母之蠱, 不可貞. 구이효, 어머니가 벌인 일을 주관하니 지나치게 굳세게 밀어붙이면 안된다. 九三, 幹父之蠱, 小有悔, 无大咎. 구삼효, 아버지가 벌인 일을 주관하니 약간 후회가 있지만 큰 허물은 없다. 六四, 裕父之蠱, 往, 見吝. 육사효, 아버지가 벌인 일을 느긋하게 처리하는 것이니 계속 그렇게 한다면 부끄러운 일을 당한다. 六五, .. 2021. 5. 12.
[청년주역을만나다] 내 몸 받아들이기 내 몸 받아들이기 天雷 无妄 ䷘ 六二, 不耕,穫 不菑,畬 則利有攸往 육이효, 밭을 갈려고 하지 않았는데도 거두며 땅을 묵히려 하지 않았는데도 옥토가 되니, 나아갈 바가 있는 것이 이롭다. 천뢰무망 괘라고도 하고 진실무망이라고도 하는 이 괘는 진실의 괘이다. 거짓 없이 올바름을 굳게 지키는 것이다. 이 괘는 건괘가 위에 있고 진괘가 밑에 있는 모습이다. 건괘는 하늘을 뜻하고 진괘는 우레를 뜻한다. 그렇다면 하늘 아래에서 우레가 치는 모습이니 하늘의 뜻에 맞춰서 움직이는 것이 천뢰무망인 것이다. 하늘의 뜻에 맞춰서 움직인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이치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다. 사계절이 자연스럽게 순환하듯이 말이다. 나는 천뢰무망에 있는 육이효가 제일 인상 깊었다. 육이효는 보기만 하면 아무런 과정도 없이 쉽게 무.. 2021.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