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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리포트] 자전거와 탁구 자전거와 탁구 의사와 환자는 종이 한 장 차이 의사 되기 전에 환자 된다. 우리끼리 종종 하는 말이다. 카페인이 비뇨계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 공부하면서 커피를 사발로 들이마시고, 싱싱한 신경계를 위한 숙면의 효과를 달달 외우면서도 매일 취침시간을 더 짧게 깎아나가고, 운동의 효과를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순환계의 작동 원리를 분석하면서도 정작 우리 몸은 하루 종일 책상 밖을 벗어나지 않는다. 완벽한 삶과 앎의 불일치다. 일시적인 희생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면 잠시 마음이 편해진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는가. ‘의학’이라는 산에 오르려면 잠이든 밥이든 미용이든 뭐든 하나는 포기해야 할 것 아닌가. 우선 이것만 이해하고 나면, 학업을 다 마치고 나면, 그렇게 의사가 되고 나면, 그때 건강을 챙기는 .. 2020. 12. 29.
[동화인류학] 숲의 죽음을 넘보지 마라 숲의 죽음을 넘보지 마라 숲은 카오스다. 왕은 거지가 되고 공주는 재투성이가 된다. 엄마는 마녀가 되고 인간은 까마귀가 된다. 이처럼 숲은 만물이 제 자리에서 벗어나는 유동적 에너지의 장이므로 여기에서는 까딱하다가는 정신줄 놓게 되거나 아예 목숨을 버릴 수도 있다. 숲에는 죽음이 지척에서 차가운 입김을 뿜고 있다. 그림 형제는 동화가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이야기는 죽음의 이미지를 대단히 많이 보여준다. 차마 가족을 위한 이야기로 넣을 수 없는 민담 중에는 「아이들의 돼지 잡기 놀이」라는 것도 있는데, 아버지가 돼지를 잡는 것을 본 뒤에, 그것을 흉내내려고 푸주한 역할을 한 아이가 돼지 역할을 한 아이를 칼로 목을 쳐 죽게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끔찍한 가족의 비극을 아이들이 봐서는.. 2020. 12. 28.
[불교가 좋다] 자존감 있는 삶도 훈련을 해야 합니다 자존감 있는 삶도 훈련을 해야 합니다 질문자1 : 어떻게 하면 안 잃어버릴 수 있을까요? ​저는 이번에 겨울에 잠깐 방학 동안에 여행을 다녀왔었는데요. 근데 평소에도 좀 많이 덜렁거리기는 하거든요. 이번 여행에서는 되게 유독 더 덜렁거려서, 되게 하루에 몇 가지씩 계속 잊어버리고, 잃어버리기도 하고 막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은 안 잃어버릴 수 있을까, 그런 거를 좀 줄일 순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정화스님 : ​우선 덜렁거리는 성격이 좋다 나쁘다라고 자신한테 말하지 않아야 돼요. 성격은 아주 오랜 과정을 거쳐서 형성된 거거든요. 그래서 한 25살 정도 되면 어느 정도 자기가 세상과 만나는 성격이 형성되어지는데. 그 성격을 형성하는 기초들이 전부 다 다 똑같지가 않는 거예요. 그래서.. 2020. 12. 23.
인문-고전 공부의 길 - 왜 ‘세미나’인가? 인문-고전 공부의 길왜 ‘세미나’인가? 하루하루가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세미나를 하면 무엇보다 하루하루가 바뀝니다. 보통 세미나 모임은 일주일에 한 번씩입니다. 그러면 세미나 모임이 없는 날은 세미나와 상관없이 사느냐,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세미나 모임에서 할 말을 만들어 놓으려면 주중에 책을 읽어 놓아야 하고, 혹시라도 발제를 맡았다면 발제문 쓸 준비도 하면서 텍스트도 읽어야 합니다. ‘열심히’ 한다고 가정했을 때, 주어진 일주일의 시간은 결코 넉넉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난관은 정해진 분량을 어떻게든 읽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텍스트가 조금 하드코어한 편이라면 정해진 분량을 읽는 것만으로도 허덕거릴 정도입니다. ‘세미나’를 한다는 건 그런 것입니다. 일주일 중에 하루를 정해 놓고 표지를 세우는 것이지.. 2020.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