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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열의 자기만의 고전 읽기46

군사의 기동성과 개념의 유동성, 『손자병법』(1) _『손자』라는 책 군사의 기동성과 개념의 유동성, 『손자병법』(1) — 『손자』라는 책 병법의 대명사, 『손자병법』 병법책은 한 가지가 아니다. 『손빈병법』, 『오자병법』, 『울료자』(尉繚子, 위료자로도 읽는다), 『이위공문대』(李衛公問對, 이위공이 당 태종의 군사관련 질문에 대답한 책), 『사마법』(司馬法), 『육도』(六韜), 『삼략』(三略) 등등. 이 병법서들은 모두 중요하고 후대에 연구가 적지 않으며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병법서 가운데 『손자병법』이 가장 중요하다. 왜 그럴까. 송나라의 유명한 문인 구양수는, “군사는 끝없음을 기[奇. 기奇는 중요한 개념이다. 후술하기로 한다]로 삼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이 많은 게 당연하다”[兵以不窮爲奇, 宜其說者之多. 「손자후서孫子後序」]라고 했다. 끝없이 변하는 기발함을 병.. 2021. 8. 6.
철학자로서의 노자(2) _ 삶의 기술(art)로서의 철학 노자의 목소리, 시인의 언어와 철학자의 언어(14) 철학자로서의 노자(2) _ 삶의 기술(art)로서의 철학 철학을 다르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노자』를 통치철학, 사회철학 혹은 정치사상으로 읽지 않고 다르게 읽는 길을 모색해 보자. 서양철학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는 방법도 참고자료로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서양철학의 모태이자 근간인 고대 그리스철학과 이를 이은 중세철학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철학을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 철학에 대한 당대인들의 생각은 한마디로 ‘철학은 삶의 지표’였다는 사실이다. 그들에게 철학은 삶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었다. 철학은 기본적인 질문들―삶이란 무엇인가, 사람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가. 가치있는 인생이란, 행복한 삶이란 어떤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등―을 끌어안고 .. 2021. 7. 23.
철학자로서의 노자(1) - 통치철학으로 읽다 노자의 목소리, 시인의 언어와 철학자의 언어(13) 철학자로서의 노자(1) _ 통치철학으로 읽다 『노자』를 철학으로 읽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왕(혹은 지배계급)을 대상으로 통치철학을 밝힌 책으로 보는 것이다. ‘하상공주’가 그렇게 접근한 대표적인 주석이라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사례로 두 장을 들어 어떻게 정치로 연결되는지 보여 주는 게 최상일 것 같다. 23장을 보자. 왕필본:“말이 적은 것이 본래 그대로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사나운 바람은 아침 내내 불지 않고 소나기는 종일 내리지 않는다. 무엇이 이렇게 하는가? 천지다. 천지도 오래 지속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사람은 어떻겠는가.”[希言自然. 故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孰爲此者? 天地. 天地尙不能久, 而況於人乎.] 백서본:“말이 적게 하고 본래 .. 2021. 7. 9.
노자의 목소리, 시인의 언어와 철학자의 언어(12) 시인, 보는 사람(見者, Seer) ③ - 다른 세계를 보다 노자의 목소리, 시인의 언어와 철학자의 언어(12) 시인, 보는 사람(見者, Seer) ③ - 다른 세계를 보다 감각기관 너머의 어떤 것 현실 너머 다른 세계를 보는 노자를 이야기할 차례다. 다른 세계의 존재는 노자에게 뚜렷했던 것 같다. 14장을 보자. “보아도 볼 수 없으니 이(夷)라 하고 들어도 들을 수 없으니 희(希)라 하고 잡아도 붙들 수 없으니 미(微)라 한다. 이 세 가지는 따져 물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합쳐서 하나라고 한다.”[視之不見, 名曰夷; 廳之不聞, 名曰希; 搏之不得, 名曰微. 此三者, 不可致詰, 故混而爲一. 백서본:視之而弗見, 名之曰微; 廳之而弗聞, 命(=名)之曰希; 抿之弗得, 名之曰夷. 三者, 不可至計(=致詰), 故混而爲一. 의미상 별 차이 없다.] 이(夷)·희(希)·미(.. 2021.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