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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024

[내 인생의 주역] 흩어짐, 새로운 생성으로 나아가는 길 흩어짐, 새로운 생성으로 나아가는 길 風水渙 ䷺ 渙, 亨, 王假有廟, 利涉大川, 利貞. 初六, 用拯馬壯, 吉. 九二 ,渙奔其机, 悔亡. 六三, 渙其躬, 无悔. 六四, 渙其羣, 元吉, 渙有丘, 匪夷所思. 九五, 渙汗其大號, 渙王居, 无咎. 上九, 渙其血去逖出, 无咎. 요즘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해체와 생성’을 통한 자기 변형의 문제이다. 이것은 순서가 있는 게 아니라 동시에 일어난다는 생각이 든다. 완고하게 붙들고 있던 것들을 무너뜨리고 흩어버리는 순간 지금까지와는 다른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주역의 환괘는 바로 이런 ‘흩어짐과 모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기 지반을 흩어버리고 다시 모은다는 것은 결국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몸을 트는 것이다. 환 괘의 괘사와 각 효들은 이 때 무엇을 경계.. 2020. 3. 3.
[둥글레 인문약방] 수면제와 네모창 수면제와 네모창 강박과 수면제 5월부터 새로운 약국에서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나에게 근심이 하나 생겼다. 이 약국은 오래된 의원 옆에 있어서 노인 환자들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방문하는 노인들 중 반 이상이 수면제 처방을 받아 온다. 약사 인생에서 요즘 수면제를 가장 많이 조제 투약하고 있는 것 같다. 수면제는 ‘향정신성의약품’(이후 향정)으로 분류되고 마약과 같은 법률로 관리된다. 향정을 오남용 하면 정신적, 신체적으로 의존성이 생기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따라서 의료기관에서는 향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고 국가기관에서는 의료기관을 불시에 감사한다. 감사가 오든 안 오든 약국에서는 향정 개수를 세서 관리하고 그 조제 내역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보고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향정을 취급하는 것은 까다.. 2020. 3. 2.
Ozzy Osbourne ,『Blizzard to Ozz』- 어쩌다 한번 폭주기관차가 되고 싶을 때 Ozzy Osbourne - 『Blizzard to Ozz』어쩌다 한번 폭주기관차가 되고 싶을 때 지금 생각해 보면,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 '취향'에도 잘 맞지 않는 헤비메탈, '쓰래쒸' 메탈, 데쓰 메탈 등등 이른바 '메탈'에 푹 빠졌던 적이 있었다. 나에게 처음으로 '롹'의 세례를 준 밴드는 이른바 '얼터너티브'라는, 90년대 미국 시애틀을 중심으로…, 여하튼 '메탈'과는 거리가 있는 밴드들이었다. 6,5번 줄만 주구장창 긁어대다가 키보드로 친 것인지, 기타로 친 것인지 모를 정도의 '속주'를 들려주던 '메탈'은, 그러니까 막 피가 철철 흐르는 그 '메탈'이라는 것은……, 아, 그것은 도무지 나의 감성에 맞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내가 접했던 메탈 밴드들이라면 많든 적든 가지고 있었던.. 2020. 2. 28.
[쿠바리포트] 당(糖) 이야기 당(糖) 이야기 ‘아쑤깔’의 나라 쿠바에 와서 크게 변한 것 중 하나는 요리 습관이다. 설탕을 팍팍 넣는다. 야채 볶음에도 한 숟가락, 스파게티에도 한 숟가락, 국에도 한 숟가락씩 들어간다. 하지만 설탕이라니, 예전 같았으면 쳐다도 보지 않았을 양념 아닌가? 어린 시절을 더듬어봐도 어머니가 부엌에서 설탕을 사용하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 연구실에서 주방 당번을 하면서 요리를 익힐 때도 단맛이 필요하면 올리고당을 조금 사용하라고 배웠을 뿐이다. 그 덕분에 뉴욕에서 본격적으로 내가 살림을 꾸리게 되었을 때도 설탕은 언제나 찬밥 신세였다. 부엌 구석자리에 밀어넣고서, 커피를 마실 때나 가끔씩 꺼내서 한 스푼 뜨는 게 다였다.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가 되었다. 커피를 마실 때만 설탕을 쓰지 않을 뿐(달달하고 쓰디.. 2020.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