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1024 법고(法古)하니 창신(刱新)이?! 법고(法古)하니 창신(刱新)이?! 다음 주면 곰샘의 글쓰기 책인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와 48인의 대중이 함께 쓴 『나는 왜 이 고전을』이라는 책이 나온다. 그래서 지금 강감찬TV에서는 이 두 권의 책을 소개하는 북트레일러 작업이 한창이다. 우리 팀은 그 중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의 북트레일러를 맡았다. 출판사에서 온 영상의뢰서에는 “북트레일러인 듯 인터뷰인 듯한 영상”을 요청한다고 적혀있었다. 오옹? 재밌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잠시, 한편으로 걱정이 밀려왔다. ‘어떤 영상을 말씀하시는 걸까? 할 수 있겠…지?’ 강감찬 신입 직원(?)인지라 걱정이 앞섰다. 이런 마음을 읽으셨는지, 인터뷰 형식으로 제작된 다양한 북트레일러의 영상링크를 첨부해서 보내주셨.. 2020. 2. 6. [내인생의주역] 썩은 것에서 생성의 향기를 맡다 썩은 것에서 생성의 향기를 맡다 ䷑山風蠱 蠱 元亨 利涉大川 先甲三日 後甲三日 初六 幹父之蠱 有子 考 无咎 厲 終吉(아버지의 잘못을 바로잡는 아들이 있으면 아버지의 허물이 없어지고, 위태롭게 여겨야 끝내 길하다.) 九二 幹母之蠱 不可貞 九三 幹父之蠱 小有悔 无大咎 六四 裕父之蠱 往 見吝 六五 幹父之蠱 用譽 上九 不事王侯 高尙其事 만약 쓰레기더미 옆을 지나간다면 코를 틀어막고 그 자리를 잽싸게 피할 것이다. 헌데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니 내가 쓰레기라면? 아무리 코를 막고 눈을 감아도 썩은 냄새가 온 몸에서 진동하고 썩은 물이 뚝뚝 떨어진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이런 상황을 당황스럽게도 주역은 크게 형통할 뿐 아니라 큰일을 하는 시기라고까지 말한다. 산풍고의 고(蠱)자를 파자하면 ‘벌레(蟲) + 그릇(.. 2020. 2. 4. 천국도 지옥도 아닌 천국도 지옥도 아닌 아바나 의대생의 관람기 지난 편에도 썼지만, 지난 짧은 방학에 나는 한국에서 그렇게 떴다는 을 몰아보았다. 이 드라마를 건네준 한국 친구가 파일을 11편까지밖에 가지고 있지 않아서 완주는 못했지만, 이 작품이 어째서 그토록 인기몰이를 했는지 알기에는 충분한 양이었다. 말로만 듣고, 개인적으로는 한 번도 몸 담가보지 않은 입시의 세계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입시 경쟁을 피해간다는 게 얼마나 특이한 일인지, 또 얼마나 행운의 일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극성’의 정도가 이 정도까지 갈 수 있다는 데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가도, 또 한 편으로는 이것이야말로 한국의 현실이라고 납득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또 놀랐다. 외국 친구에게 을 추천해줬더니, 공감을 1도 할 수 없다며 고개를 내젓는다. .. 2020. 1. 28. 손씻기 2 손씻기 2 전에 손씻기에 관한 이야기를 올린 적이 있었다.(링크) 이제 거기서 한단계 더 진화해서 손을 혼자 씻는다. 나갔다가 들어오면 꼭 손을 씻게 하는데, 슬슬 말을 안 듣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아주 그냥 막 그냥 안 씻으려고 그런다. 그러던 차에 아빠가 꾀를 내어, '그럼 아빠는 밖에 있을테니까 혼자 씻을래?'하며 낚시대를 드리웠고, 딸은 옳다구나 하며 '그래!' 하였다. 그러더니, 신기하게도, 정말로 자기 혼자 물을 틀고, 비누칠을 하고, 손가락 사이사이, 손톱 밑까지 다 닦는게 아닌가! 이런 식으로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가는 건가 싶다. 기쁘다. 2020. 1. 17. 이전 1 ··· 69 70 71 72 73 74 75 ··· 2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