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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024

스매싱 펌킨스 -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도 찾을 수 없는 것들 스매싱 펌킨스 -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도 찾을 수 없는 것들 대학교 4년에 군대 2년, 도합 6년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폴더가 주류이던 핸드폰들이 슬라이드로 바뀐 것 말고도(그때 나는 키패드를 찾지 못해 얼마나 놀랐었던가….) 크게 변한 것들이 있었다. 중, 고등학교 내내 들락거렸던 동네 음반가게(상호가 '골든디스크'였다.)가 사라졌고, '오늘의 책'이 문을 닫았으며, 신촌에 있던 '신나라 레코드'가 매장 평수를 줄여서 이전하였다. 이전하면서 호화롭기 그지 없었던 별도의 클래식 코너는 아예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더 놀라웠던 변화는 음반가게 진열대가 상당수의 수입반으로 채워져 있었던 것이었다. 라이센스반 자체를 찾기가 .. 2020. 2. 21.
[연암을 만나다] 웬수에서 벗되기 웬수에서 벗되기 요즘 내가 주로 활동하는 곳은 주방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밥을 먹고, 연구실 식구들이 돌아가면서 밥당번을 하고, 온갖 선물들까지! 주방에는 수많은 마음들이 오간다. 이런 주방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막힌 곳 없이 잘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주방매니저의 임무다. 그런데 주방매니저인 나와 명이언니는 흐름을 만들기보다는 자꾸 삐걱거렸다. 언니는 저번 시즌에 이어 계속 주방 매니저를 하면서 처음 시작했을 때의 의욕이 많이 사라졌고, 주방인턴에서 주방매니저가 된 나는 주방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생각보다는 여전히 언니에게 묻어가려는 마음이 있었다. 그 결과 우리는 한 팀임에도 불구하고, 개인플레이를 했다. 각자 자기가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 할 뿐, 그 외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 2020. 2. 20.
[내인생의주역] 고귀한 축적 고귀한 축적 山天大畜 ䷙ 大畜, 利貞, 不家食, 吉, 利涉大川. 初九, 有厲, 利已. 九二, 輿說輹. 九三, 良馬逐, 利艱貞. 曰閑輿衛, 利有攸往. 六四, 童牛之梏, 元吉. 六五, 豶豕之牙, 吉. 上九, 何天之衢, 亨. 주역의 大畜괘는 축적에 대한 담론이다. 우리 시대의 축적은 더 많이 소유하고 더 증식하는 자산 축적에만 포인트를 둔다. 그 부가 어떻게 순환되어야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담론은 풍부하지 못하다. 그러나 주역의 대축괘는 한마디로 우리 시대의 소유와 증식을 전복하는 담론이다. 즉 축적이 극에 이르렀을 때 대축괘는 모두 흩어버린다. 그래서 ‘하늘의 거리가 형통하다.’(何天之衢, 亨)고 한다. 어떻게 하나도 쌓인 것이 없을 때를 가장 큰 축적이라고 주장하는 걸까. 대축괘의 축적방식은 초반에는 위태롭.. 2020. 2. 18.
산울림 [The complete regular recordings in 1977-1966] - 이게 끝이 아니었다니 산울림 [The complete regular recordings in 1977-1966] - 이게 끝이 아니었다니 가지고 있는 많은 음반들 중에서 특별히 애착이 많이 가는 그런 음반이 한둘쯤……, 아니 서너장쯤, 음……, 아니 열 몇장쯤 있다.(더 늘어날 수도 있을 듯하지만) 오늘 소개할 음반도 그런 음반들 중 하나인데, 그 중에서도 매우 '스페셜하게 특별'하다. 말하자면 VVIP 같은 음반인데, 이었는데……. 무엇인고 하니, 밴드 '산울림'의 박스셋이다. 수록된 음반이 무려 8장이나 된다는 것 빼고는 특별히 특별할 것도 없는 이 음반이 그렇게나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써놓고 보니, 음반이 8장이나 된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특별하기는 한 것 같지만, 어쨌든 두가지 사연이 있어서다. 하나는 이 음반을 구.. 2020.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