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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199

[메디씨나지중해] 색색의 스페인, 빛바랜 로마, 반가운 친구 색색의 스페인, 빛바랜 로마, 반가운 친구 뉴욕이나 아바나에 도착했던 첫 해에는 유달리 바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노느라고 그랬다(^^). 내가 노는 방법은 여행이었다. 해외에 있으면 여행 욕심이 났다. 한국에 있을 때는 옆 도시에 가는 것도 귀찮아했으면서 말이다. 이 마음은 연애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새 애인을 사귀면 하나부터 열까지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해지는 것처럼, 새 장소에 가면 그곳의 색다른 모습들을 하루빨리 발견하고 싶다. 가령 아바나는 내가 쿠바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장소였지만, 틈틈이 방문했던 인근 ‘플라야 히론’ 해변이나 ‘산타클라라’ 소도시는 내가 쿠바에 대해 더 입체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여행 한 번 가기 힘들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어떨까? .. 2022. 7. 19.
[레비스트로스와함께하는신화탐구] 신화의 테마 - ② 가족, 증여의 길목 신화의 테마 - ② 가족 가족, 증여의 길목 답 없는 사이, 가족 2022년 칸국제영화제 초청작 《브로커》를 만드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은 가족 이야기를 많이 다루시지요. 저는 《어느 가족》(2018)이라는 작품을 보고 큰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버림받은 아이를 주워다 기르는 부랑자 가족 이야기인데 정말 이상한 집안 풍경이 나옵니다. 할머니와 부부, 딸이나 아들 모두 서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을 뿐더러 도둑질을 가르치거나 앵벌이를 시키면서 착취 비슷이 생활을 꾸려가고요, 그렇지만 밥을 꼭 함께 먹거나 바다로 휴가를 가는 등 서로에게 든든한 힘이 되주기도 합니다. 저마다 밝힐 수 없는 사연을 가지고 이용하기도 하고 돕기도 하면서 ‘우리’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나가는 사이인 거지요. 감독님의 다른.. 2022. 6. 27.
[만드는사람입니다] 정크스페이스, 뒤편으로 쫓겨난 흐름들 정크스페이스, 뒤편으로 쫓겨난 흐름들 공기순환의 N차방정식 내가 열 평 남짓 되는 작은 식당의 인테리어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느꼈던 것들 중 하나는 ‘공기의 순환’이다. 작은 가게인 만큼 요리를 위해 불을 쓰면 가게 내부가 금세 후끈 달아오르고, 물만 끓여도 습도가 몇 분 만에 60%를 상회한다. 음식을 하면서 발생하는 냄새와 연기도 큰 문제다. 물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주방에서 발생하는 열과 습기, 냄새와 연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팬fan을 단다. 이렇게 말하면 간단한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순간 공간은 매우 ‘골 때리는’ n차방정식에 돌입하게 된다. 작은 가게의 미닫이 혹은 여닫이문을 열기가 어려웠던 경험이 있을지 모르겠다. 열과 습도를 가게 내부에서 외부로 방출하는 팬은 우.. 2022. 6. 21.
[헤테로토피아] 계보학, 하찮은 것들에서 권력을 찾다 계보학, 하찮은 것들에서 권력을 찾다 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오생근 옮김, 나남, 2003(재판). 루쉰의 『외침』 서문은 그 글이 사후적으로 소급해 쓴 글임을 고려하더라도, 그가 묘한 상황에 부닥쳐 있음을 어렴풋이 알게 해준다. 전당포에서 어렵사리 얻어온 돈으로 사기에 가까운 한의사 처방에 맡기다가 아버지가 죽고 집안은 밑바닥으로 추락한다. 그때 그는 “다른 길을 걸어 다른 곳으로 도망을 가 다르게 생긴 사람을 찾아”보려고 했다(루쉰전집 2권 22쪽). 센다이 의대에서 러일 전쟁 필름을 보다가 건장한 체격의 중국인이 구경꾼에 둘러싸여 조리돌림을 당하는 장면을 보고, 의학에서 문예 운동으로 탈주한다. 그때 만든 잡지 이름이 『신생』(新生). 그러나 그마저 물주가 달아나 실패한다. 그가 말했듯이 젊.. 2022.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