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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5

미셸 푸코, "이전과 같이 생각하지 않기 위해…" 미셸 푸코, "이전과 같이 생각하지 않기 위해…"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여러번 다시 썼다. 그러다가 결국 처음 쓴 것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마치 인생의 클리셰처럼 자주 그런다. '글씨'만의 문제도 아니다. 글도 이것저것 쓰고 고치다가 처음으로 되돌아오고 만다. 인생을 악보에 비유하자면, 거기에는 군데군데 도돌이표가 숨겨져 있어서 걸어온 길을 다시 되돌아 갔다가 온 다음에만 다음 소절로 넘겨주는 것 같다. '이전과 같이 생각하지 않기 위해', 푸코는 어째서 이전과 다른 인간이 되려고 했던 것일까? 더군다나 푸코의 '이전'들이 딱히 남루한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재미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수도 없이 OS를 깔았다 지우고 새로 까는 것을 반복하는 소프트웨어 매니아들처럼, 푸코는 '한계'를 돌파해가는 .. 2018. 5. 14.
『삶을 바꾼 만남』 - "저도 공부할 수 있을까요?" 『삶을 바꾼 만남』 - "저도 공부할 수 있을까요?" 스승은 정약용이고, 아이(제자)는 황상이다. 책의 제목 『삶을 바꾼 만남』에 붙은 부제는 '스승 정약용과 제자 황상'인데, 이 책은 정약용이 강진 유배 시절, 그에게 글을 배운 황상의 인연에 대한, 삶을 바꾼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아름다운 책이다. 제목 그대로 '삶을 바꾼 만남'에 관한 이야기다. 제자는 글을 배우러 다니기는 하지만, 언제나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문에 사로잡혀 있다. 둔하고, 앞뒤가 꼭 막혀 있으며, 답답한 성품인 자신이 과연 '공부'하여 이룰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스승은 '배우는 사람'들이 가진 '세 가지' 문제를 이야기 하면서 너(제자)에게는 그것이 없으니 '능히'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정약용이 말한 '세.. 2018. 5. 1.
4월에 눈에 띈 책 4월에 눈에 띈 책들*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뉴욕과 지성, 김해완, 북드라망 10명의 지성인을 안경으로 활용해 그려본 이야기-공간으로서의 뉴욕! 공동체의 실험적 프로젝트로 갑자기 뉴욕 한복판에 떨어지게 된 청년백수가 뉴욕에서 좌충우돌하며 부딪히고 깨달아간 인간사의 문제들을, 자신의 뉴욕-일상과 지성인의 사유를 넘나들며 하나씩 펼쳐 보이는 독특한 책. 저자는 이런 자신의 이야기 방식을 ‘시간-지도’그리기라고 말한다. 저자가 맨해튼 5번가 명품거리의 쇼윈도에서 느꼈던 초라함은 스콧 피츠제럴드와 연결되고, MTA 지하철에서 격렬하게 느낄 수밖에 없는 뉴욕의 다문화에 대한 생각은 에드워드 사이드와 연결되었으며, 플랫 아이언 빌딩 앞 작은 공원에서 기이한 행동을 하는 남자와의 마주침.. 2018. 4. 30.
현자(賢者)의 삶과 죽음 현자(賢者)의 삶과 죽음 '죽음'을 떠올리면, 너무 아득하게 먼 듯하여 실감이 나질 않는다. 그러다가도 문득, 당장에라도 심장이 뛰기를 멈춰버리면 그대로 죽어버릴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움찔하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인간이 생명을 얻는다는 것은 결국 얇은 실에 매달려 절벽 아래로 던져지는 것이나 다름 없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실이 끊어질 때 죽는 것이다. 오랫동안 당겨진 실이 낡아 끊어지거나, 매달린 채로 과하게 난동을 부리거나, 어쨌거나 언젠가는 끊어지게 되어 있다. 안간힘을 쓰며 실을 튼튼하게 만들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스스로 끊어버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말로 신이 있어서 인간들이 그러고 있는 광경을 본다면 얼마나 우스울까. 인간으로서 몹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도저히 어떻게 할 .. 2018.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