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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5

무라카미 하루키, 『언더그라운드』-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 무라카미 하루키, 『언더그라운드』 -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 '인간은 사회적 관계의 총체다', 이 말에 너무 크게 감동하여서, 며칠 동안, 아니 몇주 동안 마음 속으로 내내 읊으며 다녔던 적이 있다. 그 말에 비춰 보면, 어떤 사람이 '그 사람'일 수 있는 이유는 그 자신의 태고난, 혹은 고유한 어떤 '본성'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가 맺고 있는 '사회적관계'가 그가 어떤 인간인지를 결정한다. 나는 여전히 이 말을 좋아한다. 내가 본성적으로 주어진 그 어떤 '자유'도 없으며, '당연히' 감당해야 하는 '책무' 같은 것도 없다는 걸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한 것이 없지는 않다. 예전에는 그러한 이유 때문에 보아야 할 것은 어떤 개체가 아니라, 사회라고 생각했었다. 그걸 .. 2018. 7. 17.
고향, 태어난 곳이 아니라 살아온 곳의 이름 고향, 태어난 곳이 아니라 살아온 곳의 이름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순간부터 오늘날 인류는 홈-리스라는 공통운명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500년 동안 우리는 방방곡곡 연결된 세계 속에서 차례차례 집을 잃어버렸고, 조상이 살던 땅에서 뿌리 뽑혔다. 그래서 오늘날 인간다운 삶을 위한 키워드는 두 가지다. 첫째는 내가 태어난 땅이 여러 세대가 삶을 지속할 만큼 풍요로운가이고, 둘째는 낯선 땅으로 옮겨 갔을 때 새로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이다. 이 두 조건 중 하나라도 갖추기 위하여 우리는 모두 필사적으로 살고 있다. 언어를 배우고, 비자를 얻고, 노동을 팔고 있다.- 김해완, 『뉴욕과 지성』, 79쪽 우리 아버지는 1950년 1월 서울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자라셨다고 한다. .. 2018. 7. 10.
이반 일리치 『전문가들의 사회』 - 겁내지 않고 살아가는 길 7월 덮은책다시보기는 쉽니다. 6월 당첨자 발표도 8월 문제와 함께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이반 일리치 『전문가들의 사회』 - 겁내지 않고 살아가는 길 1년 전쯤에 집으로, 엄청 두꺼운 서류뭉치가 배달되어 온 적이 있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엄마가 분양을 받은 상가와 관련된 소송 서류였다. 서류 제목이 무엇이었는가 하면, '소유권 확인 및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이었는데, 그 '상가'와 관련된 사연은 일단 뒤로 하고 어찌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피고인 50여명에 대해 청구된 '부당이득금'이 무려 2억 얼마였던 데다가, 서류에는 읽으면 읽을수록 '소송 서류는 왜 한국말로 안 쓰는거야' 싶을 정도로 해독하기 어려운 법률용어가 난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처음에는 우리가 피고인지도 몰랐다. '부당이득.. 2018. 7. 9.
6월에 눈에 띈 책들 6월에 눈에 띈 책들*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마고 드멜로, 천명선, 조중헌, 공존 인간-동물 관계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미국 뉴욕 주의 명문 사립대인 카니시우스 대학에서 인류동물학 석사 과정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 마고 드멜로(Margo DeMello) 교수는 인간동물학의 세계적 권위자이면서 동물과사회연구소(Animals & Society Institute)에서 인간동물학 프로그램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을 공동으로 번역한 두 역자는 인간동물학의 특성에 맞게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을 지니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수의인문사회학을 가르치는 천명선 교수는 수의학과 보건학, 수의역사학을 공부했고, 한양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조중헌 박사는 사.. 2018.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