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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5

[동의보감과 요가] 기억의 두 얼굴 (2) 기억의 두 얼굴 (2) ​​‘기억(memory)’은 끊임없는 ‘생각’을 만드는 재료이다 앞에서 한 이야기들을 잠시 정리해보자.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경험한 모든 것은 기억으로 저장되어 자신의 삶을 구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자주 만나는 경험들은 패턴화되어, 그 패턴 속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고 있다. 이런 패턴화된 것들을 우리는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가지게 되고, 그것은 자신의 ‘가치관’이 된다. 이렇게 패턴화된 ‘믿음과 습관’들로 우리들의 일상은 매번 반복적이고 비슷한 모습이 된다. 우리들 대부분이 비슷한 생활리듬을 살며 다른 사람들의 삶도 나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유이다. 이것을 뇌과학자 이케가와 유지는 ‘속박’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사람들이 살아왔고 겪어온 경험들이 기억으.. 2019. 9. 5.
니체, 『아침놀』 - 혐오에는 근거가 없다 니체, 『아침놀』 - 혐오에는 근거가 없다 세상에 혐오와 증오가 넘쳐난다. 그 모든 '오'(惡)에 대해 생각해 보면 가슴 구석이 갑갑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그렇다. '세상'이라고 하였지만, 사실은 그 세상이 내 마음이다. 내가 나의 마음으로 경험하는 세상이 그렇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근거'들을 찾아 본다. 어째서 그렇게 싫고 미운 것이 넘쳐나는 것인지. 아무리 찾아도 '보편타당'과 '명석판명'한 이유들을 찾을 수가 없다. 혐오와 증오는 매번 옷을 바꿔입고 나타난다. 아니, 같은 옷을 입고 있지만 매번 다른 것(들)이 들어앉아 있다. 그러니까, 근거는 없는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혐오에 딸린 '근거'들을 증거로 착각하며 살았다. 그러니까 증거가 많으면 많을수록 내 혐오의 감정은 정.. 2019. 9. 2.
[생생동의보감] 사기(邪氣)도 비껴가는 심장 사기(邪氣)도 비껴가는 심장 흐르는 12경맥 기분 좋은 날씨다. 따스하고 포근할 뿐 덥지는 않고 바람이 불지만 춥지는 않게 서늘한 기운이 살갗에 와 닿는다. 지금은 이 느낌만으로도 충만하다. 요즘의 절기는 입하. 아직 더워지기 전 여름으로 가는 입구에서 우주의 기운을 만난다. 이는 우주의 이치로 본다면 지구가 해의 둘레를 돌며 일어난 변화이리라. 그 변화는 매순간 다르겠지만 그걸 다 감지할 수는 없으니 몇 개의 마디로 끊어내어 그것에 이름을 붙인 것이 절기이다. 이처럼 우주가 일으키는 변화의 기운을 더 줄여서 우리는 간단히 기(氣)라고도 부른다. 기는 이 세상 만물에 내재해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기운, 기력, 전기, 습기, 온기, 냉기, 화기, 한기 등의 말을 쓰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비록 눈으로는.. 2019. 8. 29.
랑시에르 『불화』 - 정의는 언제 시작되는가 랑시에르 『불화』 - 정의는 언제 시작되는가 '공동의 권력이 실행되는 형태와 그러한 실행의 통제'가 멀쩡했더라면, 아니 잘 작동하고 있었더라면 누구도 거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아마도, 임금이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다던 요순시대가 그러했을지 모르겠다. 그 시절의 노래(사실은 후대의 위작이라는 설이…)라는 '격양가'를 보면 이러하다.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고 우물 파 물 마시고 밭 갈아 내 먹으니임금의 혜택이 내게 무엇이 있다더냐. '임금의 혜택이 내게 무엇이 있다더냐'. 아닌 말로 각자 알아서 잘 살 수 있는 환경이라면 누가 그 자리에 있든 아무 상관없다. 뭐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선거' 같은 번거로운 일도 별 필요가 없으리라. 다만 문제는 이 시대의 환경이 하루가 멀다하게 '정의'를 호.. 2019.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