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6 [이야기동의보감] 충(蟲), 내 삶의 동반자 충(蟲), 내 삶의 동반자 내가 아는 어느 분은 식당에서 참치알 같은 음식이 나오면 “이거 먹으면 뱃속에서 참치가 생길 거 같아 못 먹겠다!”고 말해 우리를 웃긴다. 본인도 웃자고 하는 얘기이지 안 먹는 건 아니다. 그런데 『동의보감』엔 놀랍게도 이런 유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도념이 병을 앓았는데 저징이 진찰하고 나서 말하기를 “냉증도 아니고 열증도 아니며 이것은 삶은 계란을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긴 것이다.”고 하였다. 그리고 마늘 한 되를 삶아 먹이니 어떤 것을 토했는데 크기가 됫박만 한 것이 침에 쌓여 있었다. 그것을 헤쳐 본 즉 병아리였는데 깃털과 날개, 발톱과 발이 다 갖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병이 나았다. (「내경편」, 蟲, 469쪽) 어떤 사람이 요통으로 가슴까지 당겼는데 매번.. 2019. 10. 24. 새로운 몸의 움직임, ‘습관’을 바꾼다(1) 새로운 몸의 움직임, ‘습관’을 바꾼다(1) 기억하지 못해도 ‘습관’은 형성된다 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유진 폴리다. 그는 바이러스성 뇌염을 앓고 난 후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그는 자신의 삶에서 지난 30년의 기억을 잃었다. 또한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던 대부분의 정신활동을 잃었다. 유진 혼자서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워졌다. 누군가가 항상 옆에서 유진을 돌봐주어야 했다. 이런 유진 폴리를 담당하던 의사이자 뇌과학자는 유진 폴리의 생활을 자연스럽게 지켜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뇌과학자는 유진 폴리의 삶을 통해서 새로운 습관이 만들어지는 것을 관찰하게 되었다. 유진은 사고 이전에 형성된 습관을 고스란히 일상에서 반복하고 있었다. 유진은 고마운 사람에게 답례로 인사를 할 줄 알았다. 길을 .. 2019. 10. 10. 『달리기와 존재하기』- 나는 제대로 살기 위해 달린다 『달리기와 존재하기』- 나는 제대로 살기 위해 달린다 이런저런 상황을 핑계 삼아 달리지 않은 지 벌써 석달이 넘었다. 그 사이에 꽤 단단해졌던 다리의 근육도 다 풀려버렸고, 꽤 들어갔던 배도 다시 나왔다. 무엇보다 자려고 누웠을 때 쉽게 잠이 들지 않게 되었다. 말하자면 오늘의 필사는 다시 달리겠다, 뭐 그런 마음으로 쓴 것인데, 다시 옷을 챙겨입고 운동화 끈 조이고 뛸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 다시 달리기 시작하면, 그 막막함이 더 커지겠지. 처음과 비슷하게 1km 언저리에서부터 '그만 들어갈까' 하게 될 테고, 2km쯤 되면 '처음이니까 이 정도면 됐어' 할 테지. 그러다가 3km에 이르면 다리가 이끄는 대로 가게 될 테고. 상기해 보니 바로 그 느낌, '다리가 이끄는 대로 가는' 그 느낌 때문에.. 2019. 9. 24. 우치다 타츠루,『하류지향』-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우치다 타츠루,『하류지향』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진짜 나'가 어딘가에 있다는 식의 판타지는 너무 일반화 되어버려서 이제는 거의 '상식'이 되어버렸다. 그런 상식에 입각해서 보자면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진짜 나'를 찾은 사람과 '가짜 나'로 살고 있는 사람이다. 말이 안 된다. 나는 그런 구분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짜 나'는 물론이거니와 '가짜 나'도 모두 '나'다. 진짜다. 사실 '진짜 나' 판타지가 힘을 얻은 이유는 그것이 사람들의 욕망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비참한 나', '전전긍긍하는 나', '굴욕적인 나', '정의롭지 못한 나', '욕심사나운 나', '못생긴 나', '당당하게 한 마디 하지 못하는 나', 그러니까 쉽게 말해 '내 마음에 안 .. 2019. 9. 16. 이전 1 ··· 35 36 37 38 39 40 41 ··· 1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