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5 창조와 순환의 고리, 소변과 대변 창조와 순환의 고리, 소변과 대변 삶의 흔적, 삶의 증거 ‘소변’, ‘대변’은 『동의보감』의 「내경편」 맨 마지막에 위치해서 내경편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소화라인의 마지막 단계다. 뒤에 위치 하지만 분량은 앞의 정, 기, 신이나 오장 육부 각 편보다 훨씬 많다. 거의가 증상과 처방에 대한 내용이다. 이는 똥오줌이야말로 병의 원인을 눈으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증거물이어서가 아닐까? 어떻게 살았는가를 알 수 있는 흔적이기도 하다. 사실 이 두 가지를 시원히 해결했을 때처럼 뿌듯한^^ 순간이 있을까? 휴지가 전혀 필요가 없을 만큼 깔끔하게 일이 끝났을 때 머리가 맑아지고 상큼해지는 걸 느낀다. 그렇지 못했을 때의 찝찝함이란. 『동의보감』에서는 입으로 음식물이 들어간 뒤 어느 소화라인에서 무엇이 어떻게.. 2019. 11. 28. 고미숙,『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 적절한 균형을 찾아서 고미숙,『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 적절한 균형을 찾아서 누구나 알고 있듯이, 생의 원동력은 에로스다. 그것은 타자를 향해 질주하는 힘이자 무언가를 낳고자 하는 열망이다. 이를테면 접속과 생성을 향한 생의 의지다. 하여,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때, 우리 몸은 질풍노도를 경험한다. 갑자기 무리 속에서 한 사람이 우뚝 솟아오르면서 격렬하게 그를 향해 달려가는 추동력이 생긴다. 어떤 장벽도 그것을 막을 수 없다.그것은 일종의 카오스다. 방향도 목적도 없는 격정에 가깝다. 짜릿하지만 위태롭다. 그래서 그 방향과 힘에 리듬을 부여하는 또 다른 힘이 함께 작동한다. 앎의 욕망, 로고스가 그것이다. 알고 싶어지는 것이다. 나로 하여금 격정에 휩싸이게 한 존재에 대하여 무한한 호기심이 작동한다... 2019. 11. 27. 에피쿠로스 『쾌락』 - 적어도 자신에게 적대적이지 않도록…… 에피쿠로스 『쾌락』 - 적어도 자신에게 적대적이지 않도록…… '자신의 세계'를 어떻게 다스리느냐 하는 문제가 시작이고 끝이다. 와중에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자기가 할 수 없는 것은 적어도 자신에게 적대적이지 않도록 만든다'는 부분이다. 어쩌면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것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가 않다. 반대로 '나쁜 것을 더 나쁘게' 만드는 일도 어찌나 능숙하게 해내는지 모른다. 어찌할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굳이 애써 '화'를 내어 '적'으로 만들고 만다. 그렇게 하지 말고, 거기서 끝내라는 가르침. 더 나아가 그조차도 할 수 없다면, 도망치는 편이 낫다는 가르침이다. 그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어떠해야 할까? '자존심' 같은 걸 내다버려야 한다. '자기'가 굳건하게 서 .. 2019. 11. 12. [이야기동의보감] 충(蟲), 내 삶의 동반자 충(蟲), 내 삶의 동반자 내가 아는 어느 분은 식당에서 참치알 같은 음식이 나오면 “이거 먹으면 뱃속에서 참치가 생길 거 같아 못 먹겠다!”고 말해 우리를 웃긴다. 본인도 웃자고 하는 얘기이지 안 먹는 건 아니다. 그런데 『동의보감』엔 놀랍게도 이런 유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도념이 병을 앓았는데 저징이 진찰하고 나서 말하기를 “냉증도 아니고 열증도 아니며 이것은 삶은 계란을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긴 것이다.”고 하였다. 그리고 마늘 한 되를 삶아 먹이니 어떤 것을 토했는데 크기가 됫박만 한 것이 침에 쌓여 있었다. 그것을 헤쳐 본 즉 병아리였는데 깃털과 날개, 발톱과 발이 다 갖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병이 나았다. (「내경편」, 蟲, 469쪽) 어떤 사람이 요통으로 가슴까지 당겼는데 매번.. 2019. 10. 24. 이전 1 ··· 34 35 36 37 38 39 40 ··· 1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