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6 폴 레이번, 『아빠 노릇의 과학』 - '육아 아빠'라는 환상종 폴 레이번, 『아빠 노릇의 과학』- '육아 아빠'라는 환상종 ‘육아 아빠’라는 환상종 ‘아빠 육아’가 유행인 것 같다. ‘유행’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앞서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포털 사이트의 육아 섹션엔 거의 항상 ‘아빠 육아’ 관련 컨텐츠가 있을 정도다. 실제로 놀이터나 소아과 같이 ‘애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아빠들을 보는 건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키우는 건 엄마’라는 표상은 여전히 굳건하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이름이 ‘맘까페’인 것도 그렇고, 실제로 거기에 들어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엄마인 것을 보아도 여전히 이 분야에서 ‘엄마’가 갖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놀이터와 소아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빠도 그저 보이기만 할 뿐, 그날.. 2020. 4. 27. [生生동의보감] 풍병의 예방, 주리가 열리지 않게 하라 풍병의 예방, 주리가 열리지 않게 하라 고을의 어떤 사람이 갑자기 명치 주위로 몹시 뜨거웠는데 풍을 치료하는 약을 먹고 나았다. 후에 이릉(夷陵)에 가서 한 태수(太守)를 보았는데 여름에 갑자기 열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으므로 땅 위에 물을 뿌린 다음 자리를 펴고 누워 사람을 시켜 부채질을 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갑자기 중풍에 걸려 수일 만에 죽었다. 또 예양(澧陽)에 가서 한 늙은 부인을 보았는데, 여름에 열이 나서 밤에 대청 마루에 나가 누웠다가 다음날 중풍에 걸렸다. (「잡병편」 ‘風’, 1018쪽) 풍(風)은 한의학의 병명 중에서 우리가 가장 잘 아는 명칭이다. 주위에 풍에 걸리는 사람이 꽤 있다 보니 증상도 익숙하다.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거나 몸 한 쪽을 못쓰거나 눈이나 입이 비뚤어지고.. 2020. 4. 24. 『듣기의 윤리』- '듣기'의 자리를 마련하는 일 '듣기'의 자리를 마련하는 일 “다가오는 모든 이방인-타자들에게 묻지도 판단하지도 않고 온전히 피난처를 개방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절대적 환대라는 윤리적 요청은 생존을 내어놓을 만큼 위험해 보이고 또 그래서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환대의 행위가 자기 배반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모든 만남의 장소에서, 모든 관용의 공간에서 절대적 환대는 살아 있어야 한다. 절대적 환대는 불가능하면서도 가능해야 하고, 현전하지 않으면서 도래해야 하고, 경험할 수 없는 경험으로 경험되어야 한다.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절대적 환대의 이념은 곧 정의다.”- 김애령, 『듣기의 윤리』, 205쪽 올해로 마흔이 되었다. 젊다고 하기엔 늙었고, 늙었다고 하기엔 여전히 젊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애매한 나이여서 어떻게 여기까지.. 2020. 4. 22. 이반 일리치 外, 『전문가들의 사회』 나의 역량은 관리될 수 없다 이반 일리치 外, 『전문가들의 사회』 나의 역량은 관리될 수 없다 글_정건화(규문) 1. ‘위기’ 속에서 느끼는 무기력 걸어서 5분 거리의 연구실과 자취방 사이를 오가며 생활하는 내게는 사실 코로나의 위협이 절실히 다가오지 않았다. 운이 없어서 감염된다 한들 심한 감기 정도일 거라 생각했고, 사스나 메르스보다 치사율이 낮고 증상도 가벼워서 바이러스 자체보다도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의 확산이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어느 학자의 인터뷰에 고개를 끄덕거리기도 했다. 또 근래 들어 인수공통 감염병이 유행하게 된 것이 무차별적인 개발로 인한 야생동물 서식지의 파괴로 인간과 야생동물의 접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기사를 읽고는 ‘옳거니, 작금의 사태는 인간의 지나친 탐욕에 대한 대가로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면.. 2020. 4. 13.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1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