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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11

< 『카프카 : 소수적 문학을 위하여』 읽기> 강의의 후기 이 글은 문탁네트워크에서 진행 중인 강의의 후기로 작성된 글입니다. (강의소개바로가기) 들뢰즈/가타리, 카프카 읽기'벌써 말 목덜미도 말머리도 없이' '문탁'에, 강의에 이르기까지 비가 많이 온 날이었다. 아침부터 비가 쏟아지는 창 밖을 보며, 기대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기원했다고 말하는 게 맞다. 무엇을? 휴강을! 우리집에서 문탁네트워크까지,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고 간다면 무려 75km인데, 이 빗속에 가려고 한다면 갈 수야 있겠지만, 나는 뭐라고 해야할까... 내가 문탁에 '강의'를 들으러 갈 때마다 느꼈던, 그 꿀맛 같던 '여유'를 원했다. 거리는 문제가 아니었다. 더 멀어도 상관없었다. 멀어진 만큼 내 여유의 길이도 길어질 테니까. 어린집 등원 시간에 쫓기고 하원 시간에 쫓기고, 낮잠 시간에 쫓.. 2020. 8. 11.
7월에 눈에 띈 책들 7월에 눈에 띈 책들*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발터 벤야민 : 1892-1940, 한나 아렌트, 이성민 옮김, 필로소픽 발터 벤야민과 한나 아렌트. 지금 가장 주목받는 이 두 철학자가 한곳에서 만난 책이다. 원래 이 글은 아렌트가 1960년 10월 12일 「뉴요커」에 게재한 전기적-사상적 소묘인데, 아렌트는『조명Illumination』이라는 제목으로 발터 벤야민 선집을 영어권에서 처음으로 출간할 때 이 글을 서문으로 싣기도 했다. 책은 140쪽 가량의 짧은 분량에 벤야민의 사유체계를 등고선처럼 그리고 있다. 아렌트는 ‘위치’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벤야민의 불우한 삶, 그로부터 비롯된 그의 사유를 차츰 꿰어나가며, 시인이 아니면서도 시적으로 생각했던 벤야민의 사유방식을 글로 보.. 2020. 7. 31.
[생생동의보감] 어쩌다 신선(神仙) 어쩌다 신선(神仙) 음식은 산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인데, 이를 여러 날 먹지 못하면 목숨을 잃는다. 『본초(本草)』에는 배고프지 않게 한다는 글이 있는데 의방(醫方)에서 그 방법을 말하지 않는 것은 그 방법이 신선의 술법(術法)에 관계되고 보통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뜻밖의 일로 도망쳐 사람이 없는 곳에 피난을 가거나 골짜기나 물이 없는 곳이나 깊은 구덩이 속에 떨어져서 사방을 둘러보아도 먹을 것이란 아무 것도 없는 경우를 당하였을 때는 물이나 공기를 마셔야 하는데, 그 방법은 아래와 같다. 여섯 가지 천기를 마시는 법(服六天氣法) : 여섯 가지의 천기(天氣)를 마시면 배고프지 않게 해준다. 급하고 어려운 지경에 처하여 인적이 없는 곳에 있게 되었을 때 거북이나 뱀처럼 .. 2020. 7. 29.
『엄마의 탄생』 - ‘엄마’를 해체할 수는 없을까? 『엄마의 탄생』 - ‘엄마’를 해체할 수는 없을까? 엄마는 철인도 아니고 슈퍼우먼도 아니다. 엄마는 감정이 있고, 한정된 시간과 돈을 가진 한 사람의 인간일 뿐이다. 게다가 이러한 엄마 노릇을 그나마 실천할 수 있는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시간적 재정적 여유가 있는 중산층 전업주부 여성들 뿐이다.- 김보성, 김향수, 안미선 지음, 『엄마의 탄생』, 오월의 봄, 36쪽 고장난 시스템, ‘엄마’ 아이를 돌보는 데 있어서 아빠인 나는 가끔씩 어떤 정서적 한계 같은 게 있다고 느낀다. 아이가 분명 아빠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감정이 격해지거나, (내가 보기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아이에겐 심각한) 극한 상황에서 아이는 제 엄마를 찾기도 하거니와 마치 엄마와는 언어적이거나 표현적인 것 이상으로 긴밀하게 .. 2020.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