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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11

프란츠 카프카,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자식의 행복은 자식의 일 프란츠 카프카,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자식의 행복은 자식의 일 ‘자식’란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집에서 놀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자면(사실 그럴 틈이 잘 없지만),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순간 묘한 기분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저 녀석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저기 앉아서 나와 아내에게 뭘 내놓아라, 무엇을 해달라, 같이 놀아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니까 갑자기 나타나서 어른 둘의 일상에 끼어들더니 그것도 모자라서 일상의 거의 전부를 자신에게 바치도록 만드는 저 녀석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우리가 언제 양육에 관한 계약서를 쓰기를 했나, 하다못해 구두 합의를 보기라도 했나. 저 녀석은 그저 태어났고 당연한 듯 자신의 편의에 따른 요구를 해 온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 원.. 2020. 8. 31.
[생생동의보감] 무서운 상한병(傷寒病) 무서운 상한병(傷寒病) 고자헌(顧子獻)이 상한병을 앓다가 막 나을 무렵 화타(華佗)가 맥을 보고 말하기를, “아직 허약하고 회복되지 않아서 양기가 부족하니 힘든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힘든 일은 그래도 괜찮으나 여자와 관계하면 즉사할 것인데, 죽을 때는 혀를 몇 치 빼물고 죽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의 아내가 병이 나았다는 말을 듣고 백여 리 밖에서 달려와 살펴보고 며칠 밤 있는 동안에 방사를 치르고 나서 그는 과연 혀를 몇 치 빼물고 죽었다. 어떤 부인이 상한병을 앓을 때 도적떼가 쳐들어왔는데 미처 달아나질 못했다. 그 도적들 6~7명이 그녀를 겁탈하고 나서 그들은 모두 그 부인의 병을 얻고 죽었다. 이것이 음양역(陰陽易)이다. (「잡병편」 寒(下) 1122쪽) 20년도 전의 일이다. 겨울.. 2020. 8. 26.
『모비딕』과 함백, 그리고 『천 개의 고원』 *지난 주 세상에 나온 의 저자 오찬영 선생님의 또다른 프롤로그를 소개합니다. 책에 실린 버전과는 다른, 과의 인연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책과 더불어 함께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모비딕』과 함백, 그리고 『천 개의 고원』 때는 2018년 12월 31일. 바야흐로 2019년 새해를 맞이하는 2018년의 마지막 날이었다. 『모비딕』과의 만남을 되돌아봤을 때, 이 하루치의 시간은 결코 빠질 수가 없다. 2019년에 금요 대중지성과 장자스쿨을 시작하게 된 사람들이 강원도 함백에 모여 예비 OT를 가진 날이었던 것이다. 일성 2년을 거쳐 막 장자스쿨로 입학 신고는 했지만 그 전환이 뭘 의미하는 건지는 전혀 감이 없는 상태였다. 예비 OT를 그저 대학교 MT와 회사 워크숍 정도로 생각했던.. 2020. 8. 24.
<『카프카: 소수적인 문학을 위하여』 읽기> 2강 후기 2강 후기 어머, 이건 꼭 들어야 해!!! 영화인문학 시즌2가 마침 7월말에 끝났다. 그리고 8월 첫 주부터 시작하는 들뢰즈/가타리-카프카 강좌는 ‘이건 꼭 들으라’는 계시 같았다. 그 부름에 응답하고자 휴가를 하루 줄이고 일요일이 돌아왔다. 지난 입문강좌 이후 다시 만난 두 사람. 들뢰즈/가타리와 성기현. 이번에는 친구를 한 명 더 데리고 오셨다. 앞뒤가 똑같은 ‘카프카’. 카프가, 카프나, 카프다, 카프라, 카프마, 카프바, 카프사, 카프아, 카프자, 카프차, 카프카, 카프타, 카프파, 카프하. 제일 잘 어울리는 건 역시 카프카. 결국 내가 어디있느냐의 문제 이번 시간은 들뢰즈/가타리가 말하는 소수문학의 핵심개념들을 다뤘다. 먼저 소수문학의 정의를 살펴보자. 먼저 ‘어떤 소수성이 다수 언어 안에서 만.. 2020.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