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니체, 『선악의 저편』 - 어딘가에는 친구가 있어

니체, 『선악의 저편』 - 어딘가에는 친구가 있어




지금이야 니체가 몹시 유명한 철학자이지만, 생전의 그는 알다시피 '세계적인' 철학자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세계'가 워낙 좁기도 했고). 20세기 독일에서는 나치와 관련하여 심각한 오해를 받기도 했고, 아직까지도 그 영향이 남아있기도 하니까. 그러니까 나는 니체를 생각하면 자동으로 '고독'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건 대인관계가 폭넓다거나, 짝이 없어 외롭다거나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감정이다. 백여명의 친구들과 축제를 벌이는 중에도 고독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인간' 중에 고독하지 않은 인간이 과연 있을까? 니체가 동시대에 이해받지 못한 자신을 떠올리며 고독하게 써 내려간 문장들이 지금, 여기에서 (비교적) 보편적으로 읽히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고독하다. 역설적으로, 우주만물 모든 것이 서로 기대어 있다는 화엄경의 설이 나온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 모두 고독하니까, 그 고독을 어떻게든 다루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굳이 '다룬다'는 표현을 쓴 것은 '고독'에 대한 오래된 편견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이다. '고독'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외로움과 우울과 인정욕망들과 결합하여 '고독'은 나쁜 것이 되고 만다. '고독'은 고독으로 두고서 그에 달라붙는 무익한 감정들을 해소하는 것, 그것이 '고독을 다루는 법'이 아닐까 싶다. 니체가 고독하게 써 내려간, 저 편지와도 같은 아포리즘들처럼 말이다.

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 - 10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정현 옮김/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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