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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5

[이우의다락방] 나를 버리기 나를 버리기 - 카렌 암스트롱, - 1. ‘없는’ 상태를 찾아 나서다 고타마는 말했다. “내가 이런 굴레로부터 벗어나, 태어남이 없는, 늙음이 없는, 아픔이 없는, 죽음이 없는, 슬픔이 없는, 부패가 없는, 최고의 자유를 찾으러 나선다면 어떨까?” 그는 이런 “없는” 상태를 전적으로 만족스러운 상태인 닙바나(‘불어서 끔’)라고 불렀다. 고타마는 마치 우리가 불을 끄듯이, 인간에게 그렇게 큰 고통을 안겨주는 정열, 애착, 망상을 ‘끌’ 수 있다고 확신했다. (카렌 암스트롱, , 푸른숲, p.40) 어떤 자를 믿고 의지한다는 것은, 그러니까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종교’를 믿는다는 우리가 어떻게 살지를 정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나의 믿음이 곧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개 종교라고.. 2022. 4. 14.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원자들의 클리나멘 원자들의 클리나멘 1.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참 의아하다. 나 같은 촌놈이 어쩌다가 이렇게 서울 한복판에 살고 있으며, 이런 속물이 어쩌다가 철학 공부를 한다고 이렇게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걸까? 게다가 지금 여기 앉아서 루크레티우스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것은 대체 무슨 영문인지. 새벽녘, 나도 모르게 센치해지면 가끔 지금의 생활이 무척 낯설게 느껴진다. 어느 누구의 삶인들 안 그러겠는가마는 거기에는 자꾸 의문이 남고 곱씹게 되는 지점들이 있다. 비슷하게 흘러가는 날들이 갑자기 다른 길로 돌아서게 되는, 우연적이고 돌발적인 순간들 말이다. 멋지게 말하면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로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태어나 자랐던 시골의 교회공동체를 나오게 된 때와 어렵사리 들어간 대학을 그만두던.. 2022. 4. 4.
이희경, 『이반 일리치 강의』 - 자기 삶을 스스로 사유하고 창조하라 이희경, 『이반 일리치 강의』 - 자기 삶을 스스로 사유하고 창조하라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인문학 공동체 생활을 처음 시작할 무렵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그때 알았다. ‘아 대학을 꼭 안 나와도 되는구나!’ 사실 내가 3,000만 원의 학자금 대출과 맞바꾸며 한 장의 졸업 증명서를 받았을 때는 꽤 허무했다. 대학교에서 배운 게 무엇이었던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었던가? 어떤 삶의 기예나 배움이 아닌, 그저 취업을 위한 과정일 뿐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는 “사회적 명령”에 대해 그제야 의문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사제 출신인 이반 일리치는 1970년대에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학교 제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을 구조적이고 체계적으로 탈락시.. 2022. 3. 31.
[이우의다락방] 어떻게 코로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 어떻게 코로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 - 알베르 카뮈, (1947)- "기억도 없고 희망도 없이 그들은 현재 안에 자리를 잡아 갔다. 사실을 말하자면 모든 것이 그들에게 현재가 되었다. 그 점을 분명히 말해야 하는데, 사랑의 힘, 심지어 우정의 힘마저도 페스트가 모두에게서 앗아 가버렸던 것이다. 사랑이란 조금이라도 미래를 요구하는 법이다. 그러나 당시 우리에게는 순간들 말고는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p.232) 1. 나에게 코로나는 무엇인가? 처음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국에 퍼졌을 때, 나는 일본에 있었다. 겨울 방학동안 일본에 사시는 이모 집에 잠시 놀러간 것이었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오기 한 일주일 전쯤에 한국에 코로나가 퍼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주일이 지나고 내가 비행기를 탔을 .. 2022.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