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5 [이우의다락방] 고유의 쓸모를 찾아서 고유의 쓸모를 찾아서 -이반 일리치, - 나를 쓸모없게 만든다니 예를 들어 동네에 살던 사람이 죽으면 무덤을 파던 이웃들은 전문가 집단의 일원이 아니었다. 그들은 장의사라는 호칭을 만들지도 않았고, 대학에서 자격증을 따지도 않았다. 관을 묻으면 돈을 받지도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자기들 직업에서 풍겨 나오는 죽음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라이온 클럽에 외장을 배출하지도 않았다. 반면, 이 시대의 장의사는 전문가이다.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보통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 전문가가 되었다. 그들은 장의사가 방부 처리를 하여 시체를 관 속에 넣는 장례가 아니면 경찰을 불러 중단시킬 힘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인간이 필요를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무력하게 만드는 현대의 전문가는 자신들이 공공 안녕을 .. 2022. 6. 14. 정화스님, 『나와 가족 그리고 가까운 이들을 그냥 좋아하기』 ‘기대’하는 습관 내려놓기 정화스님, 『나와 가족 그리고 가까운 이들을 그냥 좋아하기』 ‘기대’하는 습관 내려놓기 내려놓는 연습은 예측된 미래가 현상하더라도 그것을 탐하지 않고, 예측되지 않은 미래가 나타나더라도 그것으로 화내지 않는 마음흐름을 유지케 하여 불안한 현재를 만들지 않는 지혜를 체화하는 일입니다. 일어나는 일들이 마음에 드느냐 안드느냐를 가지고 힘들어하는 것은 사건들이 자신이 예측한 대로 흘러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마음은 사건의 흐름에 대한 무지를 상속받고 상속하는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바람과 판단이 삶을 괴롭게 한다는 것을 사무치게 알아차려야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나와 가족 그리고 가까운 이들을 그냥 좋아하기』, 중에서, 정화 지음, .. 2022. 6. 10.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행복한 신들에 대하여 행복한 신들에 대하여 어머니의 신앙, 나의 업 잠시 씁쓸하다가도 금방 사라지는 걸 보니, 역시 슬픔이 아니라 이게 맞나 틀리나 하는 도리적 의문이었던 것 같다. 얼마 전, 결혼식을 앞둔 형과 통화하다가 엄마 얘기가 나왔다. 엄마의 자리를 어떻게 할지, 연락을 해야 할지, 어떻게 보일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등의 문제를 감정 없이 이야기했다. 결코 가벼운 기분은 아니었지만, 심각해지지도 않았다. 드라이했다. 교회에 연락은 하되 안 오셔도 문제없다. 오시는 상황도 이상할 테고. 십삼 년을 왕래가 없었는데, 뭐. 이젠 내가 슬픔이라고 여겼던 감정이 다분히 관념적인 반응이었다는 걸 알겠다. 교회를 나오고 조금 지나서는 엄마를 생각하며 울기도 했다. 감정이 동한 것은 맞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주변 사람들.. 2022. 6. 8. 감각하는 행위와 글쓰기 감각하는 행위와 글쓰기 본다고 보이는 것이 아니요, 감각한다고 감각되는 것이 아니다. 보고 감각하는 행위는 관습과 개인의 습속에 고착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경험에 흠뻑 적셔지지’ 않는다. 혹은 경험에 빠져 허우적거리느라 그 경험들을 감각적 논리로 번역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즉흥적으로 붓을 놀린다. 전자는 관습에, 후자는 감각에 복종한 결과다. 그러나 세잔은 복종을 거부한다. 예술가에게 복종의 문제는 정치권력이 아니라 자신의 습관과 연관된 문제다. 예술가에게 습관보다 더 지배적인 권력은 없다. 채운 저, 『예술을 묻다』, 177쪽, 봄날의 박씨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세상을 살아가며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같은 현장에 있더라도 각자가 인식하는 방식은 다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많.. 2022. 5. 18.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