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5 [이우의 다락방] 반 고흐, 『영혼의 편지』하나의 작품을 위한 노력 반 고흐, 『영혼의 편지』 하나의 작품을 위한 노력 "그러나 예술에 대한 사랑이 진정한 사랑을 빼앗아가는 이 냉혹한 행성에서 화가들이 꾸려가는 생활은 정말 초라하지. 그뿐만 아니라 실천하기 힘든 사명 때문에 허리가 부서져라 멍에를 지고 고통에 시달리고 있네. 그래도 다른 무수한 행성이나 태양에도 선과 형태와 색채가 존재한다는 가설을 반박하지 못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다른 존재가 되어 그림을 그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믿을 자유가 우리에겐 있지. (...) 지상에 머무르는 동안 지도 위에 검은 점으로 표시되어 있는 마을이나 도시에 직접 가볼 수 있는 것처럼, 어쩌면 나비가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무수한 별이 있을지도, 그리고 죽은 후에는 우리가 그곳에 갈 수 있게 될지도 모르지 않겠나." (베르나르에게 보내는 .. 2022. 1. 27.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피부의 유물론 피부의 유물론 1. 십년의 고독 그간 거울 앞에서 내쉰 한숨을 모으면 컨테이너를 몇 개나 채울 수 있을까.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그보다 이제 그만 나아질 때도 됐는데. 둘 다 영 마음처럼 안 풀린다. 그런 점에서 여드름만큼 훌륭한 선생도 없다. 세상엔 뜻대로 되는 일이 드물다는 사실을 이렇게 가까이서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있으니. 무려 십 년 동안이나 말이다. 여기서 핵심은,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피부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피부에 신경을 끄는 것 또한 내 의지 밖이다. 집착이 사라지면 대상도, 대상에 대한 욕망도 자연스레 사라지게 된다고 했다. 같은 이치로, 피부를 신경 쓰지 않게 될 때쯤 여드름도 사라질 것이다. 더 정확히는, 더 이상 피부가 문제 되지 않으니 사라지든 남아 있든 간에 별 상관이.. 2022. 1. 7. [니체사용설명서] 동정, 약자들의 힘자랑 동정, 약자들의 힘자랑 고통보다 강한 동정 당사자는 견딜만한 현실일 뿐인데, 주변에서 난리인 경우들이 많다. 우리 사회에서는 대학 진학과 결혼 등이 대표적이다. 자기 능력과 진로를 고려해 대학을 가서 공부하면 되는 것이고,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그때 결혼하면 되는 것이다. 삶의 한 과정이어야 할 일에 우리는 너무 호들갑을 떨고 있다. ‘대학을 (잘)못 간 아이’. ‘결혼을 못 한 아이’. “이 아이들을 어찌할꼬? 쯧쯧!” 당사자가 아닌 주변 사람들이 그 호들갑의 주인공들이다. 자기 일도 아닌 일에 왜 이리 난리일까? 동정이 실제 고통보다 더 강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친구 중의 한 사람이 어떤 수치스러운 일을 저지르면 우리 자신이 직접 그 일을 저지른 것보다 훨씬 고통스럽게 느낀.. 2022. 1. 5.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죽음에 대해 생각하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죽음에 대해 생각하다 1. 나를 위한 철학 철학이라고 하면 사뭇 다가가기 어려운 느낌이 드는 것 같다. 단어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와는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추구하는 길처럼 느껴진달까? 심지어, 친구들에게 철학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면 단어만 들어도 진저리를 치며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혼자서 철학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아도 너무 근엄한 길같아 차마 말하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계속 무의식중에 철학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살면서 계속해서 질문을 하게 되고, 살면서 해 왔던 질문들을 언제까지나 썩혀둘 수는 없으니 말이다. 사전이나 인터넷에서는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들이 책마다 꼭 하나씩은 있다. 이번에는, 자신을 위하여, 자신의 질문.. 2021. 12. 28.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1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