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5 [니체사용설명서] ‘불가피함’, 삶에 눈뜨게 하다! ‘불가피함’, 삶에 눈뜨게 하다! 신과의 결별을 선언한 니체! 삶은 형이상학적 희망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님을 깨달은 니체! 그는 이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철학’을 시작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은 니체의 중기 저작을 대표하면서 양적으로도 방대하다. 번역본(책세상)을 기준으로 총 884쪽(1, 2권), 총 1,415편의 잠언이 수록되어 있다. 이 방대한 저술을 시작하면서 니체는 맨 앞 장에 [최초와 최후의 사물들에 대하여]라는 제목을 붙여놓고 있다. ‘최초와 최후의 사물’이라! 니체는 이 제목으로 결국 ‘삶의 시작과 끝’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는 이 장에서 삶이란 형이상학적인 신을 갈구하는 것도, 이데아를 추구하는 것도 아님을 비판한 후, 마지막 부분에서 삶의 세 가지 ‘불가피함’을 말.. 2021. 12. 8. 고미숙, 『몸에서 자연으로, 마음에서 우주로』- 앎을 향한 운동 고미숙, 『몸에서 자연으로, 마음에서 우주로』 — 앎을 향한 운동 우리는 알지 못하면 살 수가 없죠. 매일매일 무언가를 배워야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아는 만큼의 힘으로 사는 거예요. 그래서 인류를 호모 사피엔스라고 하는 겁니다. 더 정확히는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죠. 사피엔스를 사피엔스한다. 다시 말해 생각을 또 생각한다는 의미잖아요. 동물이나 벌레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매일 뭘 배워야 먹고 살잖아요. 그렇다면 생명과 앎은 분리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죠. 아주 중요한 테제입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꽤 거룩하고 거창한 질문이지만, 답은 의외로 소박합니다. 앎을 향한 운동. 그래서 이걸 포기하고 외부의 기준에 맞춰 버리면 소외의 연속이 되는 거죠. (고미숙, 『몸에서 자연으로, 마음에서 우주로』, 1.. 2021. 11. 30.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의 불복종』- 묵살당하지 않을 권리 묵살당하지 않을 권리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의 불복종』 소로우가 말하는 불복종의 필요성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국민이 되는 일은 그다음이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가 떠맡을 권리가 있는 나의 유일한 책무는, 어떤 때이고 간에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하는 일이다. 단체에는 양심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참으로 옳은 말이다. 그러나 양심적인 사람들이 모인 단체는 양심을 가진 단체이다. 법이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더 정의로운 인간으로 만든 적은 없다. 오히려 법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선량한 사람들조차도 매일매일 불의의 하수인이 되고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강승영 옮김, 『시민 불복종』, 은행나무, 21쪽) 『시민 불복종』은 .. 2021. 11. 15. 돌고 돌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돌고 돌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그깟 과학 나부랭이? 그놈은 무용할 뿐 아니라 해롭다! 학교를 그만둘 즈음부터 지금까지, 환경공학에 대한 내 입장은 변함없이 단호했다. 그동안 ‘전공에 회의를 느꼈다’고 점잔빼며 말해왔지만 실은 삐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엥? 아무리 삐돌이라 해도 학문에 삐질 수가 있다니? 가능하다. 기대가 컸다면. 우리는 심지어 날씨나 운명에까지도 성을 내지 않는가. 그때나 지금이나 환경공학에 대한 내 판단은 이렇다. 이 학문의 취지도, 구체적 커리큘럼도, 거기 종사하는 사람들도 환경에는 별 관심이 없구나. 아, 이걸로는 사슴벌레 한 마리도 살릴 수 없겠구나. 학부 건물 현관에 언제나 어지럽게 솟아있던 분리수거통의 모습이 선명하다. 오염물질을 없애고 수치를 낮추고 안 보이게 만드는 일에 .. 2021. 11. 8.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1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