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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씨앗문장256

벤야민,『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예외상태…, 진보의 이념 벤야민,『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예외상태…, 진보의 이념 대략 2009, 10년 이래로, 살아가는 일에 '계획'을 세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진 다음부터, 전보다 훨씬 더 유명해진 말이다. 말하자면 '예외 상태'가 '일상'을 이루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전에는 괜찮았는데, 지금은 나빠졌다는 말과는 다르다. 언제나 '삶'은 비상사태 아래에 있다는 말이다. 쉬운 말로 사는 게 힘들지 않았던 적이 없다는 말이다. 말하자면, 예외적인 비상사태가 삶의 조건이다. 호불호, 윤리적 규범이라는 잣대를 떠나서 그게 '조건'이라는 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가 없다. 사실 위의 문장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유명한 앞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뒷부분이다. 파시즘의 적들이 '.. 2019. 3. 15.
마르틴 하이데거, 『근본개념들』 - '잊어버린 앎'을 깨닫는 일 마르틴 하이데거, 『근본개념들』 - '잊어버린 앎'을 깨닫는 일 요즘 들어 부쩍 자주 생각하는 주제다.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사실 인류 역사 전체를 볼 때, 현재처럼 보관된 지식의 양이나 증가속도, 이동속도 등이 폭발한 적은 없었다. 현대는 그야말로 '지식의 낙원'이라 할 만하다. 다만 문제는 그렇게 지식이 빠르게 늘어나고, 빠르게 이동하는 중에 무언가 한가지 끊임없이 잊혀지고 있는 게 있는 것 같다. 하이데거의 문제설정이 출발하는 곳도 바로 그 지점이다. '잊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성'일 수도 있을 테고, '본질'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 그리고 하이데거라면 아마도 '존재'라고 불렀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눈에 보이고, 들을 수 있고, 만질 수도 있는 현상 아래에 감춰.. 2019. 3. 6.
신간 [자기배려의 책읽기] - 은행원 철학자 강민혁을 소개합니다 은행원 철학자 강민혁을 소개합니다 처음에 그는 저의 학생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를 처음 안 것은 오래 전 시절이었습니다. 어느날 고미숙 샘이 그러더군요. 대중지성프로그램 학인 중 은행에 다니는 중년 남성이 있는데 에세이가 매우 훌륭하다는 것입니다. 아, 글재주가 있는 진지한 학인이 한 명 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대개 직장을 열심히 다니는 사람들이, 특히 남성들이 공부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 저는 거의 믿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러기에 그들은 불가피한 야근, 회식, 기타 등등의 사교활동이 너무나 많더군요^^ 사실 아줌마들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그런데 그 은행원은 좀 다르더군요. 아주 오래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그러더니 급기야 4년 전엔 책까지 출판했.. 2019. 1. 31.
『자기배려의 책읽기』- 고전을 읽어간 사람에 관한 책 『자기배려의 책읽기』- 고전을 읽어간 사람에 관한 책 철학책이든, 아니든, 여하간 고전(古典)을 읽으려고 한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까? 당연히 고전을 바로 읽는 것이 가장 좋다. 나는 나름대로 고전을 읽기 시작한 20대 초반부터 그렇게 교육 받았고, 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며, 여전히 그렇다고 굳건하게 믿고 있다. 고전을 읽기 위해 다른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고전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전으로 직접 뛰어들어 읽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전’에 관한 그 많은 책들은 모조리 무가치한 책들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인간이 원래 무가치한 일들을 기꺼이 반복해서 하는(해내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그 모든 고전에 관한 책들이 전부 무가치할리는 없다. 고전을 읽어내는 일는 결코 쉽지 않다. 시.. 2019.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