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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씨앗문장258

『달리기와 존재하기』- 나는 제대로 살기 위해 달린다 『달리기와 존재하기』- 나는 제대로 살기 위해 달린다 이런저런 상황을 핑계 삼아 달리지 않은 지 벌써 석달이 넘었다. 그 사이에 꽤 단단해졌던 다리의 근육도 다 풀려버렸고, 꽤 들어갔던 배도 다시 나왔다. 무엇보다 자려고 누웠을 때 쉽게 잠이 들지 않게 되었다. 말하자면 오늘의 필사는 다시 달리겠다, 뭐 그런 마음으로 쓴 것인데, 다시 옷을 챙겨입고 운동화 끈 조이고 뛸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 다시 달리기 시작하면, 그 막막함이 더 커지겠지. 처음과 비슷하게 1km 언저리에서부터 '그만 들어갈까' 하게 될 테고, 2km쯤 되면 '처음이니까 이 정도면 됐어' 할 테지. 그러다가 3km에 이르면 다리가 이끄는 대로 가게 될 테고. 상기해 보니 바로 그 느낌, '다리가 이끄는 대로 가는' 그 느낌 때문에.. 2019. 9. 24.
우치다 타츠루,『하류지향』-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우치다 타츠루,『하류지향』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진짜 나'가 어딘가에 있다는 식의 판타지는 너무 일반화 되어버려서 이제는 거의 '상식'이 되어버렸다. 그런 상식에 입각해서 보자면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진짜 나'를 찾은 사람과 '가짜 나'로 살고 있는 사람이다. 말이 안 된다. 나는 그런 구분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짜 나'는 물론이거니와 '가짜 나'도 모두 '나'다. 진짜다. 사실 '진짜 나' 판타지가 힘을 얻은 이유는 그것이 사람들의 욕망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비참한 나', '전전긍긍하는 나', '굴욕적인 나', '정의롭지 못한 나', '욕심사나운 나', '못생긴 나', '당당하게 한 마디 하지 못하는 나', 그러니까 쉽게 말해 '내 마음에 안 .. 2019. 9. 16.
『화엄경』- 본래가…… 진실 그 자체도 없다 『화엄경』- 본래가…… 진실 그 자체도 없다 '진실'은 허망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진실'을 덮어두자는 말이 아니다. 그런 건 처음부터 없다는 말이다. 아니면, 무수하게 많든 '진실들'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내 말이 진실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수사적인 의미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마음의 불편 중 대부분은 '집착' 때문에 생긴다. 거기에 '진실'이 관계되어 있다면, 패턴은 단 한가지밖에 없다. '내 말이 진실인데, 왜 그걸 알아주지 않는가'. 생각해보면 '내 말'은 '진실'의 옷을 입고 나타난 억견에 다름 아니다. 다만 나는 그걸 '진실'이라고 믿을 뿐이다. '내가 나를 속인다'고 하는 말은 바로 이런 상태를 일컫는 말이리라. 내가 자유롭지 못하다면, 그것은 내가 .. 2019. 9. 10.
니체, 『아침놀』 - 혐오에는 근거가 없다 니체, 『아침놀』 - 혐오에는 근거가 없다 세상에 혐오와 증오가 넘쳐난다. 그 모든 '오'(惡)에 대해 생각해 보면 가슴 구석이 갑갑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그렇다. '세상'이라고 하였지만, 사실은 그 세상이 내 마음이다. 내가 나의 마음으로 경험하는 세상이 그렇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근거'들을 찾아 본다. 어째서 그렇게 싫고 미운 것이 넘쳐나는 것인지. 아무리 찾아도 '보편타당'과 '명석판명'한 이유들을 찾을 수가 없다. 혐오와 증오는 매번 옷을 바꿔입고 나타난다. 아니, 같은 옷을 입고 있지만 매번 다른 것(들)이 들어앉아 있다. 그러니까, 근거는 없는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혐오에 딸린 '근거'들을 증거로 착각하며 살았다. 그러니까 증거가 많으면 많을수록 내 혐오의 감정은 정.. 2019.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