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3379

[쉰소리 객소리 딴소리] 나이가 들수록 ‘좋은 귀’를 갖고 싶다 [쉰소리 객소리 딴소리] 나이가 들수록 ‘좋은 귀’를 갖고 싶다 누구나 자신이 나이가 들었다는 걸 ‘체감’할 때가 있을 것이다. 내 경우, 그것은 나보다 나이가 많이 적은 이들과 만날 때 내가 말이 많아지고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다. 가만 보니, 대여섯 살 정도의 위아래 차는 거의 동년배로, 특별히 상대와 나의 수다의 양에 차이를 못 느끼는데, 그 이상의 나이 차가 나면, 대체로, 선배와 만날 때는 내가 말하는 양이 훨씬 적고 후배와 만날 때는 내가 말하는 양이 훨씬 많다는 걸 깨달았다.(어떤 프로젝트나 일 등 공적인 업무 범위의 대화가 아니라, 사적으로 만나는 나누는 수다의 경우에 말이다.) 그리고 또 가만히 떠올려 보니, 역시 대체로, 다른 분들도 그런 경우가 많은 듯했다. 나의 왕선배님도 그 분.. 2023. 9. 13.
[행설수설] 초원의 삶과 사랑-약탈혼과 칭기즈칸의 탄생 초원의 삶과 사랑-약탈혼과 칭기즈칸의 탄생 *이 글은 강의의 일부 내용입니다. 역사를 보면 너무나 자명합니다. 하지만 역사를 가져다가 자신의 삶에 적용을 안 하는 게 문제예요. 이상하게 우리들은 역사를 자기의 삶에 안 적용해요. ‘역사에서 뭐가 실패했기 때문에 절대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를 자기 삶에 적용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역사를 내게 적용한다는 것은 주변 조건에 따라서 끊임없이 문명의 내용과 형식이 바뀐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도 그런 조건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게 역사로부터 배우는 겁니다. ‘누가 정복에 성공했고 나중에 아쉽게 실패했어.’라고만 생각하는 것은 너무 유치한 생각입니다. 그러면 초원에서 어떤 역사의 변화가 일어났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납치당한 신부로부터 태어난 .. 2023. 9. 12.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생명의 세 가지 얼굴 : 나우시카, 오무, 거신병 생명의 세 가지 얼굴 : 나우시카, 오무, 거신병 캐릭터란 무엇인가? 미야자키의 독창성이 최고도로 빛나는 부분은 상식을 뛰어넘는 캐릭터 창조에 있다.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거대 벌레와 뼈와 살을 가진 거신병의 《나우시카》,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를 닮은 또 다른 거신병의 《라퓨타》, 나무의 신이지만 푹신하며, 뿌리의 힘을 북돋우지만 하늘을 나는 토토로의 《토토로》를 떠올려보자. 마녀이기보다는 패션 리더가 되고 싶은 고독한 사춘기의 《마녀 배달부 키키》가 있고, 파시스트가 되느니 차라리 돼지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돼지의 붉은 모험,《붉은 돼지》가 있다. 어디 그뿐인가? 캐릭터로서는 토토로와 쌍벽을 이루는 얼굴 없는 정령 가오나시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어떻고, 나이가 고무줄도 아닌데 늙음과 젊음을 .. 2023. 9. 11.
[이여민의 진료실인문학] 괴로워요! 멈추지 않는 기침 괴로워요! 멈추지 않는 기침 68세 남자분이 계속되는 기침으로 괴로워서 병원에 왔다. 진료 끝에 이런 말을 했다. “몇 달 전 대학병원에 가서 폐 CT를 찍었다. 기침이 멈추지 않아서 그랬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기침 멈추는 약만 1달 치 주었다.” 이 경우처럼 멈추지 않는 기침으로 대학병원에 가는 환자가 많다. 내과 학회를 할 때 이런 환자분들에게는 기침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교육을 하라고 했다. 이게 무슨 뜻일까? 그리고 우리는 왜 기침할까? 기침, 폐의 반사 기전 일차진료 기관인 나의 의원에 오는 흔한 증상 중 하나가 기침이다. 2019년 가을부터 인류에게 이름을 알린 코로나의 증상 중 하나도 기침이다. 하여 사람들은 요사이 기침하면 코로나를 연상한다. 격리가 필요한 코로나로 오해받기 싫어서.. 2023.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