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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은퇴 이야기] 어느 23년차의 퇴사 감행기 어느 23년차의 퇴사 감행기 이세경(감이당) 퇴사 1년차, 백수로 산다 작년 봄 회사를 나왔다. 23년간 무던하게 다닌 회사였고 퇴직도 13년 남은지라 주변 이들에게는 조금 의아한 퇴사였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익숙한 일자리를 그만두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졸업을 앞둔 학생처럼 주어진 과정을 모두 마친 기분이었다. 그래도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라 이런 저런 감정들이 교차했는데 가장 큰 것은 고마운 마음이었다. 그간 회사 덕분에 잘 지냈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자립도 했으니 말이다. 상황이 허락하는 만큼 동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마지막 퇴근을 했다.퇴사 전날까지 부탁받은 일을 하느라 바쁘게 지냈는데 그래서인지 퇴사 후 첫 주는 몸살로 보냈고 기운을 차린 후부터 감이당으로 출근(?)을 .. 2025. 6. 16.
[지금, 이 노래] 시니컬한 낙천성 ― 오아시스의 The Masterplan 시니컬한 낙천성 ― 오아시스의 The Masterplan정군(문탁네트워크) 보통 처음 만난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초반에 꽤나 치열한 탐색이 벌어지곤 한다. 각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평상시에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지 등등. 이른바 그의 취향을 알아내야 이후의 원활한 대화, 즐거운 시간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를 먹을수록 노하우가 쌓여서인가 그럴 일도 잘 안 생기고, 막상 생겨도 적당히 필요한 말만 하고 끝나기도 한다. 어쨌든, 그런 식의 '취향조사'에서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로 '음악'을 이야기하곤 한다. 그 중에서도 '롹!'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만약 상대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밴드가 나와 겹치면, 그날의 대화는 어김없이 잘 풀리게 마련이니까. 게다가 잘만 하면 평생의 친.. 2025. 6. 13.
[마.진.실] 브라마차리아, 탁월한 자유의 길 마진실 세미나에서의 청년들과 간디의 만남브라마차리아, 탁월한 자유의 길 박 소 연(남산강학원) 여기에 자유가 있다! 어떻게 이리도 자유로워 보일 수 있지? 『간디 자서전』을 두 번째로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그 힘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누구보다 자신에게 엄격했고, 절제하는 삶을 살았고, 나중에는 브라마차리아 선언까지 한 간디와 ‘자유로움’이란 말이 처음에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자유 하면 조르바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간디는 마치 인생 전체를 고행자처럼 살다가 간 사람 같달까. 하지만 희한하게도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남은 단어 하나가 ‘자유로움’이었다. 간디의 삶 전체를 꿰뚫고 있는 건 ‘자기 정화’, 욕망의 내버림이다. 일상에서의 자기 정화는 자기의 환경 정화, 곧 정치로까지 이어.. 2025. 6. 12.
[북-포토로그] 몸은 기억한다! 몸은 기억한다!저는 얼마 전부터 감이당 화요 단기강좌를 듣고 있습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톨스토이와 세계사를 공부 중이지요. 지난 학기에는 톨스토이가 말년에 쓴 『부활』을 읽었고, 이번에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습니다. 드디어 그 유명한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을 것을 생각하니 기대되고 은근히 설레기까지 했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가난한 제화공이 외투를 사러 갔다가 우연히 예배당 뒤에 있는 천사를 보고 무작정 집으로 데려오면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마치 데자뷔처럼, 내용이 너무나 익숙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한대로 이야기는 흘러갔습니다. 저는 궁금했습니다. 어렸을 때 “어린이들이 꼭 읽어야할” 필독 동화로 읽은 건가? 아니면 예전에 공부할 때 한번 스쳐간 건가? 감이당 홈페이지에서 제가 .. 2025. 6. 11.